한덕수 차출론? 국민의힘은 자존심도 없나 [2030의 정치학]

2025. 4.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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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이사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 50여 명이 당에서 10~30년 동안 몸담은 선배 정치인들을 불쏘시개로 만든 셈이다.

그러나 이건 보수정당이 한국 정치의 주류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 한덕수 차출론을 꺼내고 있는 정치인들의 반응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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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이사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1차 경선 B조 조별 토론회를 준비하고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주말 열린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는 김빠진 사이다 같았다. '한덕수 차출론' 때문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한 현역 의원이 50여 명이었다고 하니,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대선 후보가 될 거란 장담을 할 수 없게 됐다.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터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 50여 명이 당에서 10~30년 동안 몸담은 선배 정치인들을 불쏘시개로 만든 셈이다.

정당은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걸 목표로 하는 집단이다. 이와 같은 정당법상 정의가 항상 밖에서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래 대통령 후보나 당대표를 외부에서 차출해 오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당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 결과가 어땠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검증을 견디지 못해 돌연 사퇴 선언했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당을 부정선거의 늪으로 밀어넣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는데도 과거의 '실패 공식'을 답습하려 하는 모습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당 구성원으로서 자존심도 없어 보인다.

인물을 외부로부터 충원하는 모델은 예측 불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구성원들의 사기는 떨어뜨린다. 윤석열 정부 초, 김건희 여사의 측근들이 대통령실에 대거 진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당직자와 보좌진 사이에선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당을 위해 일해 온 사람들을 건너뛰고 정치 경험 없는 이들이 요직을 꿰찼으니, 당연했다. 현실이 이런데 청년과 신인을 육성하겠다고 말하는 건 모순이다. 대통령 후보도 배출하지 못하는 정당을 믿고 정치에 도전할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밖에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당을 쇄신하는 전략이 성공하던 때도 있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이 그랬다. 이른바 '이회창 키즈'로 불린 이들은 2000년대 초반 영입돼 지금도 보수정당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이건 보수정당이 한국 정치의 주류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당장 수도권도 험지라며 기피하고 있는 정당에 국민적 신망이 두터운, 유능한 인물들이 절로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내부에서 키워야 하는데 급하다고 차출이라는 땜질을 반복하다 보면 정당의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덕수 차출론이 부상하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이들이 오랫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건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사실상 "당신들은 경쟁력이 없으니 한 총리를 데려와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는 의원들은 이런 차출 논리가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을 향할 때 뭐라고 답할 것인가. 지금 한덕수 차출론을 꺼내고 있는 정치인들의 반응이 자못 궁금하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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