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김동연 ‘호남 민심’ 파고들기…‘李 간극’ 메울까

황병서 2025. 4. 22. 16: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 찾은 김경수 “지방정부 예산 자율적으로 써야”
맞춤형 공약 낸 김동연 “광주를 미래 모빌리티 도시 조성”
‘전략적 투표’ 성향 호남…“될 사람 인가” vs “민심 회초리”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당의 심장부 호남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레이스가 후반부로 돌입한 가운데 김경수 후보는 호남을 찾아 국민·당원들과 소통에 나섰으며 김동연 후보는 맞춤형 호남 공약 등을 내놓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며 대선 후보나 당 대표 선출을 비롯한 주요 국면에서 전통적 지지층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상징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 경선에서 시작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돌풍을 타고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 정권을 재창출하기도 했다.

광주 찾은 김경수…맞춤형 공약 내놓은 김동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에서 상인이 건넨 어묵을 먹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호남권 지역 순회 경선은 오는 26일 광주에서 진행된다. 23일부터 광주·전남·전북 당원 대상 투표가 사흘간 시행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 주자들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앞다퉈 호남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경수 후보는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이날 호남 지역을 찾았다. 이날 오전 전북 전주에서 당원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오후 광주 양동 시장을 찾은 뒤 광주·전남 당원들과 만난다.

김경수 후보는 이날 양동시장을 찾아 “지역 공약의 핵심은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예산을 쥐고 앉아서 시혜 베풀 듯이 이런 식으로 조금조금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지역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면서 “지방과 중앙정부의 근본적인 관계를 개편하고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을 전폭적으로 보내주고, 지방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호남권 맞춤 공약을 내놓으며 지역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를 인공지능(AI)·미래 모빌리티 대기업 도시 조성 △5.18 역사적 의미 격상 추진 △RE100 라인 집중 투자 △전남도청 원형복원 △호남권 광역 교통망 구축 및 동서횡단 교통망 신설 방안 △전남 국립의과대학 신설 △2036년 전주하계 올림픽 유치 지원 △새만금 주요 산업의 차질없는 추진 등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우리 정치가 호남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사이, 호남의 미래는 뒤로 밀려났다”며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호남의 앞날을 변화시킬 비전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열린 ‘백팩 메고 TMI’ 기자간담회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김’ 추격일까…‘될 사람’ 밀어주는 ‘1강’ 현실화일까

김경수·김동연 후보가 이 후보 독주 체제를 깨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1·2차 순회 경선 결과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89.56%로 사실상 압도적인 승기를 잡았다. 김동연 후보는 5.27%, 김경수 후보는 5.17%에 그치고 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될 사람을 밀어주는 ‘전략적’ 투표 행태를 보여왔다. ‘대세론’ 바람이 불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2017년 호남 경선에서 60.2%를 얻으며 압승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맞먹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세론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남권 득표율인 91.10%를 넘어서 최고치를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반대로 독주에 대한 ‘회초리’ 차원의 견제 성격의 전략적 투표가 이뤄진 곳도 호남이기도 하다. 지난 4·2 재보궐 선거 당시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기도 했다. 또 2016년 총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구를 싹쓸이 한 선례도 있다. 이 후보에 대한 견제성으로 호남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약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민주당의 경선과 관련해 될 사람을 밀어주는 방향의 전략적 투표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이재명 경선 후보가 대세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호남지역에서도 될 사람을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