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존은 아는데 ‘텔레코일존’은 모르시나요?

이정하 기자 2025. 4. 22. 16: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한국난청인교육협회 경기지부 주관으로 열린 텔레코일존 시연·설명회에서 직접 보청기를 착용하고, 참여했다.

바로 '텔레코일존' 효과였다.

텔레코일존은 공연장이나 스포츠경기장,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에서처럼 방송(전기적) 소리가 나오는 곳에서 청각보조기기의 텔레코일모드 활성화를 통해 주변 소음과 관계없이 방송소리를 더 또렷하고 깨끗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취보조시스템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소리만 증폭” 난청인구 다중·공공 시설 이용에 도움
22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텔레코일존 시연·설명회에서 송재명 ㈔한국난청인교육협회 기술자문위원이 텔레코일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박수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고막을 내려쳤다.’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광교새도시의 한 대형상가 내 스터디룸. ㈔한국난청인교육협회 경기지부 주관으로 열린 텔레코일존 시연·설명회에서 직접 보청기를 착용하고, 참여했다. 의자 끄는 소리부터 물을 삼키는 목넘김 소리, 바람 소리마저 크게 울렸다. 보청기가 주변 환경소음까지 증폭시켜 강연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보청기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누르자 주변 소음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강사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려왔다.

바로 ‘텔레코일존’ 효과였다. 텔레코일존은 공연장이나 스포츠경기장,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에서처럼 방송(전기적) 소리가 나오는 곳에서 청각보조기기의 텔레코일모드 활성화를 통해 주변 소음과 관계없이 방송소리를 더 또렷하고 깨끗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취보조시스템이다. 대부분의 보청기와 인공와우에는 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 세계표준규격의 ‘텔레코일(구리코일 형태)’이 삽입되는데, 이 부품을 활용해 필요한 소리만 증폭시켜주는 특수한 공간이다. 일종의 ‘잡음 필터링’ 기술이다.

텔레코일존은 무선 방식의 와이파이존과는 다르게 특수한 와이어가 설치된 공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이날 설명회에선 스터디룸 전체 바닥에 특수 와이어가 설치됐다.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강사의 목소리와 방송 송출 소리만 잡음없이 깨끗하게 전달됐다. 송재명 한국난청인교육협회 기술자문위원은 “난청장애인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다른 소음들이 너무 크게 들려서 안내방송을 잘 못듣는다. 공연문화시설이나 경기장은 물론, 각종 상담도 어렵다. 대중교통시설 등에도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 난청인의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학교 교실에도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2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텔레코일존 시연·설명회장 입구에 설치된 텔레코일존.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캐나다 등 30여개국에서는 공공이용시설, 교육시설, 공연장, 대중교통시설 등에 텔레코일존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현재 대전시청 대강당과 대전시의회 관람석, 서울노들섬 라이브하우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유성구청 종합민원실, 인천공항 셔틀버스 내부, 화성시 버스정류장, 경남 거제 아주동 경로당 등에 텔레코일존이 설치돼 있다. 2021년 기준(보건복지부) 국내 난청인구는 74만명에 이르고, 고령화사회 가속화에 난청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3년 신규 등록장애인(8만6천여명) 가운데 31.2%가 청각장애인이었다.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난청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해 공공(공중)시설에 보청기기 보조장비를 설치하는 내용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영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장은 “국회에서 하루빨리 개정안을 통과시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