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차 보세요" 중국서 첨단 기술 속속 공개?…상하이모터쇼 시작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5. 4. 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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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로 23일부터 열흘간 열려,
현지 기업들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쏟아내…
작년 중국 신차 자율주행 적용률 60% 육박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2024(베이징모터쇼) 현장 내 샤오미 부스에 붐비는 관람객들. 샤오미는 당시 첫 전기차 모델 SU7을 내놨고 해당 모델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우경희

세계 최대 규모 모터쇼 중 하나이자 중국 모빌리티 기술 현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오토차이나2025(상하이모터쇼)가 22일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했다. 23일 공식 개막 후 5월2일까지 국가컨벤션센터에서 계속될 이번 상하이모터쇼에선 화려한 외관의 자동차들이 먼저 눈길을 끌고 있지만, AI(인공지능)가 결합된 자율주행 등 이면의 핵심 기술에 더 관심이 고조된다.

22일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엔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그룹, 볼보, 토요타, 혼다, 닛산 등 해외 브랜드들을 비롯해 상하이자동차(SAIC)와 창안자동차, 베이징자동차, 광저우자동차, 지리, 둥펑, BYD(비야디) 등 중국 국내 주요 메이커가 총출동한다. 규모는 역대 최대다.

서방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생산한다. 베이징과 격년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열리는 상하이모터쇼는 그런 중국 모빌리티 기술의 현 주소를 가장 잘 보여준다.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 모빌리티 리더 원탁회의'가 열린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사 등 CEO(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20여건의 포럼과 회의를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 의제를 논의한다.

한국의 현대차그룹은 이번 상하이모터쇼에 참여하지 않는다.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매년 상하이와 베이징을 오갔던 현대차가 모터쇼에 불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한때 중국 시장에서 연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양국관계 냉각 이후 판매량과 점유율이 급감했다. 2019년 101만1446대로 점유율 4.7%였지만 지난해 43만1215대 판매에 점유율 1.6%로 실적이 축소됐다.

정상 가동 중인 전기차 브랜드만 7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다. 중국은 물론 세계 각 완성차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할 신차만 100종이 넘는다는 게 주최측 설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모델들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의 현주소가 일정 부분 확인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육성에도 속도가 붙는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스마트 커넥티드 전기차'에 대해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이자, 스마트 제조장비'로 정의했다. 차가 아니라 '단말기'라는 거다. 추이동수 CPCA(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합회) 사무총장은 "자동차 산업이 기존 이동수단에서 '지능형 이동공간'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FPBBNews=뉴스1

상하이모터쇼 직전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일제히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건 이 때문이다. 전기차 세계 1위 BYD는 음력 설 직후 '티엔선즈엔'(天神之眼·신의 눈) 자율주행시스템을 공개했다. BYD의 발표는 업계 스마트 경쟁을 촉발했다. 샤오미 등 뒤늦게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회사들도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두 자율주행 기술을 개선해 탑재하고 있다. 자율주행 최고 등급으로 평가받는 모델만 30여종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게 중국 측 설명이다.

중국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판매된 신차 중에 L2급 자율주행 적용 비율이 57.3%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L2급은 한국으로 치면 제네시스나 그랜저 신형 모델에 탑재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수준이다. 차량이 조향과 가감속을 모두 제어하지만 운전자는 항상 도로 상황을 주시하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하는, 선진국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자율주행 등급이다. 중국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 이상은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는 거다.

게다가 가격이 싸다.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BYD의 친(秦)L 등 다수 차량이 티엔선즈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고도 20만위안(약 40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너무 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며 사실상 정부 묵인 속에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국 전기차 시장이지만 자율주행 기술 면에서 앞서가는 브랜드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타이증권은 모터쇼를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은 세 번째 소비 시대에 진입했다"며 "이제는 스마트 기술력이 전동화(전기차로 전환)보다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융웨이 중국 전기차 100인 포럼 사무총장은 "올해 중국 승용차 L2 이상 자율주행 기능 보급률이 6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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