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먹에 그 유머…
악령 때리는 주인공도
마석도 ‘자기복제’
그나마 볼만한 건
서현 vs 정지소 연기대결
■ 한줄평 : 김치찌개도, 매번 주면 물린다고요.
이쯤 되면 ‘마동석라이팅’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도 한두 번이지, 매번 주면 물릴 수밖에. 똑같은 패턴의 유머, 전개, 캐릭터에 매번 즐거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비싼 티켓값을 생각하면, 더이상 ‘마동석라이팅’에 속고 싶지 않다. 영화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다.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로, 마동석 특기인 ‘원펀치 쓰리 강냉이’ 액션에 오컬트 장르를 섞은 신작이다.
‘마동석 장르’라는 수식어가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겠다. 이미 ‘범죄도시’ 시리즈부터 ‘압꾸정’ ‘성난황소’ ‘동네사람들’ 넷플릭스 영화 ‘황야’ 등 여러 작품으로 접해온 마동석 표 ‘티키타카’와 캐릭터성이 이번에도 오프닝부터 답습되는데 반갑다기보다는 기시감으로 다가온다.
악령마저도 주먹으로 때려 부수는 ‘바우’에게선 ‘범죄도시’ 주인공 마석도가 심각하게 박혀있다. 세계관 확장이란 재미를 주기보다는, 캐릭터의 재활용처럼 비쳐 애초 흥미도를 떨어뜨린다.
오컬트와 마동석식 개그 코드는 안타깝게도 상충한다. 무서우라는 건지, 웃으라는 건지 긴장도를 올려놓으면 툭툭 던지는 신소리로 몰입도를 깬다. 그마저도 큰 임팩트가 없기에, 코믹 씬이 아닌 군더더기처럼 비친다. 시사회가 진행된 극장이 내내 고요했던 건 이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색인 오컬트적 요소들도 색다를 게 없다. 기존 오컬트물에서 봐왔던 ‘네 이름이 뭐야’ 식의 전개와 사건으로만 채울 뿐, 차별화할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CG효과도 큰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저 ‘범죄도시’에 오컬트 물만 살짝 입힌 느낌이다.
미덕을 찾는다면 서현과 정지소다. 정지소는 이 작품에서 제일 돋보인다. 빙의된 ‘은수’를 여러가지로 변주하면서 극에 리듬을 한템포 올린다. 또한 서현도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빛낸다. 두 배우의 연기대결로 그나마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오는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