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서 열린 조선공산당 기념식… 대한민국 어디로 가는건가

2025. 4. 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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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수백만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을 일으킨 조선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선 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이사장 황석영)이 주관하고 독립유공자유족회, 6·10만세운동유족회라는 단체가 주최한 '조선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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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황석영 작가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항일혁명 조선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수백만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을 일으킨 조선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바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말이다. 광복 후 80년동안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힘입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7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선 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이사장 황석영)이 주관하고 독립유공자유족회, 6·10만세운동유족회라는 단체가 주최한 '조선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조선공산당선언 정치강령'이 울려퍼졌으며, '조선공산당 100주년 기념 선언'도 낭독됐다. 참석자들은 조선공산당 영상도 시청했다. 김삼열 100주년공동준비위원장은 "1945년 광복을 맞이한 뒤에도 친일민족 반역자들이 역사를 농단하고 사회 지도층이 돼서, 역사를 농단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선언문에는 조선공산당은 제국주의 강대국이 식민지 약소국을 억압하고 착취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을 꿈꾸었으며, 대중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23년엔 원외정당인 노동당이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있던 중국 음식점 아서원(雅敍園) 터에서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 건립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표석앞에서 '조선공산당 선언'까지 낭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서원은 1925년 4월 17일 박헌영, 김재봉 등이 조선공산당 창당 대회를 연 곳이다. 박헌영 등이 마르크스의 '만국의 프롤레타이라는 단결하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창당한 조선공산당은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고 남한의 공산화를 위해 지리산, 대구, 여수·순천, 제주 등지에서 대규모 빨치산 무장투쟁을 벌였다. 그 와중에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당했다. 월북한 박헌영 등 조선공산당 지도부는 김일성과의 권력 투쟁에서 패해 한국전쟁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쓴채 결국 북한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조선공산당은 1946년 11월 남조선노동당(남로당)으로 흡수 통합된다.

조선공산당은 120만명 가까운 국군과 유엔군 사상자를 낸 한국전쟁의 원흉으로, 자유 대한민국 수립의 최대 적이었다. 그런데 항일 운동가들을 기념한다고 창당 기념식을 국가 공식 역사기관에서 연 것은 충격적이다. 대한민국은 친일 세력이 세운 나라라며, 항일을 고리로 정통성을 부정하는 북한의 '주체 역사관'과 똑같다. 이번 기념식은 '대한민국 역사 뒤집기'의 완결판이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들은 민간인의 희생을 이유로 조선공산당 잔당 세력이 일으킨 여수·대구 반란이나 제주 4.3사건도 역사 뒤집기에 활용한다. 이대로면 박헌영 추모제를 열자는 소리도 나올 판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국가 공식 역사기관에서 조선공산당 창당 기념식이 열리도록 방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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