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오직 생물학적 성"…英 대법 판결에 수천명 거리로

평등법상 ‘여성’ 정의 논란…성소수자 단체 “권리 박탈” 반발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영국 대법원이 평등법에서 ‘여성’의 정의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한정하자 이에 반발한 시위가 런던 도심에서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 명의 성소수자들이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트랜스 여성도 여성이다’, ‘권리를 빼앗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고 대법원판결에 항의했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 16일 평등법상 ‘여성’과 ‘성’이라는 개념이 생물학적 기준을 따른다고 판결했다. 법률은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을 정부와 사법부가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성소수자의 권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 결정이 성소수자 인권을 확대하려는 국제적 흐름과 반대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차별적 정책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전국 24개 성소수자·인권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수천 명이 참가했다.

트랜스 여성 소피 깁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권리가 빼앗기고 있다. 매우 위험하고 실망스러운 결정이다”고 말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