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을 그은 듯… 한국에서 가장 긴 건물 ‘종묘 정전’ 5년 만에 위용

손영옥 2025. 4. 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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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정전'이 20일 5년 만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세상에 위용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창덕궁 옛 선원전에 임시 봉안했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 49위가 5년간의 수리를 마친 종묘 정전으로 다시 모셔오는 '환안제'를 진행한다.

수리 복원을 마친 종묘 정전으로 마침내 환안 행렬이 도착한 뒤에는 신주 환안으로 종묘 정전 보수가 모두 완료 되었음을 고하는 의식인 고유제가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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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정전’이 20일 5년 만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세상에 위용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창덕궁 옛 선원전에 임시 봉안했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 49위가 5년간의 수리를 마친 종묘 정전으로 다시 모셔오는 ‘환안제’를 진행한다.

보수공사 마친 종묘 정전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정전에 모셔진 신위가 임시거처를 떠나 다시 환안한 것은 지금처럼 정전의 수리에 들어갔던 1870년(고종 7년) 1870년 이후 155년만이다. 환안 행렬은 창덕궁 금호문에서 시작해, 광화문과 세종대로, 종로를 거쳐 종묘까지 약 3.5km 구간을 행진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환안제를 위해 ‘종묘 영녕전증수도감의궤’를 바탕으로 장인들이 특별히 제작한 신여(주로 궁 밖에서 왕의 신주를 운반하는 가마), 신연(궁 안에서 왕의 신주를 운반하는 가마), 향용정(제사에 사용하는 향로 등을 운반하는 가마)을 포함해 전국에서 확보한 28기, 그리고 말 7필이 동원되는 가마 행진을 벌인다.

종묘 정전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태조 이성계가 1395년 창건한 이래 임진왜란으로 인한 소실과 재건축과 증축 등을 거치며 현재의 19칸을 갖춘 한국에서 가장 긴 건축물이 됐다. 600년 넘게 조선 왕실 제례를 이어온 종묘 정전은 100가 넘는 길이로, 직선을 길게 그은 거 같은 독특한 형태가 주는 건축물의 장엄한 아름다움, 그리고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국보로, 199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요 부재의 노후화와 구조적 균열, 기와의 탈락, 월대 일부의 파손이 확인되고 안전 문제가 우려돼 가유산청은 2020년부터 수리를 진행했다. 200억원이 투입된 이번 수리는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이뤄진 최대 규모 수리이다. 핵심은 기와인데, 기존에 지붕 앞쪽에는 공장제 기와, 뒤쪽에는 수제 기와를 얹어 하중이 한쪽으로 쏠렸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수제 기와 약 7만장을 만들어 모두 교체했다. 기와 제작은 국가무형유산 제와장 김창대 보유자가 주도했고, 기와를 잇는 작업은 국가무형유산 번와장 이근복 보유자와 이주영 전승교육사 부자(父子)가 맡았다. 정전 앞에 깔려 있던 시멘트 모르타르는 걷어내고 수제 전돌(벽돌 모양으로 구운 흙)을 깔았다. 정전을 받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인 월대의 석축도 일부 보수했다. 공사 과정에서 영조 대에 정전을 증축하면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량문을 찾는 수확도 거뒀다.

김창대 제와장은 “문화유산 보수·수리에 쓰이는 기와는 만드는 과정이 특히나 쉽지 않다”며 “검은질, 붉은질, 노란질 등 다양한 원토를 적절히 혼합해 균일하게 흙을 만들고 암키와, 수키와를 만들어 건조하기까지 많게는 30여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제와장은 "가마 내부 온도를 1천∼1천100도(℃)까지 올리는데 36시간 가까이 잠도 못 자고 불을 땐다"며 "어림잡아 200번 이상 불을 땐 것 같다"고 말했다.

수리 복원을 마친 종묘 정전으로 마침내 환안 행렬이 도착한 뒤에는 신주 환안으로 종묘 정전 보수가 모두 완료 되었음을 고하는 의식인 고유제가 치러진다. 이와함께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등재 30주년을 맞아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등 종묘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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