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 걸어오라더라"…사이클 국대가 겪은 일

소봄이 기자 2025. 4. 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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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남성이 민방위 훈련 소집통지서를 받았다며 행정 처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튜버 박찬종 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채널에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왔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교육장에 도착한 박 씨가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왔다"고 하자, 뒤늦게 그를 확인한 교육장 관계자는 "장애등급을 받았으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 증명서를 내고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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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PARK'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남성이 민방위 훈련 소집통지서를 받았다며 행정 처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튜버 박찬종 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채널에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왔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박 씨는 민방위 소집통지서를 받고 교육장으로 향했다. 그는 "장애인 등록할 때 정말 많은 서류에 서명하는데, 자동차세 할인은 구청 세무과로 가라고 하고 전기요금 할인은 한전에 하라고 하고 도시가스 할인은 도시가스에 하라고 한다. 통합 신청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혜택은 전부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라며 "국방의 의무도 마찬가지다. 출생신고만 하면 영장은 자동으로 나오지만, 장애인 등록을 해도 민방위에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씨는 2022년 9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5톤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당시 박 씨는 예비군 훈련이 1회 남아있었는데, 다행히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돼 민방위 훈련만 받게 됐다고도 전했다.

심지어 교육장에서는 "주차 공간이 없으니 걸어오라"고 안내했다는 게 박 씨의 주장이다.

('CJ PARK' 갈무리)

민방위 교육장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특히 경사로도 없어 그는 절뚝이며 이동했다. 박 씨는 "의족은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렵다"면서 "엘리베이터나 경사로가 없는 걸 보니 그동안 민방위 훈련장에 장애인이 온 적이 없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교육장에 도착한 박 씨가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왔다"고 하자, 뒤늦게 그를 확인한 교육장 관계자는 "장애등급을 받았으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 증명서를 내고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결국 박 씨는 다시 주민센터로 가서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해야 했다. 그는 "증명서라니, 내 다리가 증명서인데. 장애인 등록할 땐 뭐 한 거냐"고 황당해했다.

이어 "어차피 주민센터에서 하는 건데, 장애인 등록할 때 한 번에 (민방위 평성 제외도) 신청하면 집에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오는 불상사는 없지 않나. 그런데 주민센터에서도 '이건 원래 따로 신청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민방위 교육장이 시작부터 계단으로만 돼 있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지만, 물론 민방위는 장애인이 당연히 소집 제외 대상이기 때문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만들 필요가 없었겠죠? 그랬으면 젊은 남자가 장애인 등록을 하는 경우 예비군이나 민방위 편성 제외도 같이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 하루"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씨는 "비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오던 사람이 어느 날 장애를 얻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등록을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도 그렇게 즐거운 순간일 리 없다. 용기 내서 등록하고 왔는데 나중에 현역 입대, 예비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온다면 또 한 번 마음을 뒤흔든다"라며 "우리나라 행정이 조금만 더 섬세하게 국민의 마음을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씨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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