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왜 당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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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 일주일만인 지난 11일에서야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악수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등 개선장군 모습을 연출했다.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음에도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를 '배반'하지 않는 언론이야 말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당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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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97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 일주일만인 지난 11일에서야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악수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등 개선장군 모습을 연출했다. 서초동 사저에 도착해선 “다 이기고 돌아왔다”, “5년 하나 3년 하나”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대한 승복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 지난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 재판에서도 헌재가 인정한 사실관계를 부정하고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이라는 검찰 주장에 82분간 “대국민 메시지 계엄”을 주장하며 뻔뻔함으로 일관했다.
그는 왜 이리도 당당할까. 우선 그는 불구속 신분으로 출석했다. 나아가 지상이 아닌 지하 주차장으로 비공개 출석하며 포토라인도 피했다. 재판부는 언론의 재판 촬영마저 불허했다. 과거 수사를 받았던 전직 대통령들의 전례에 비춰봤을 때 예외와 특혜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를 비판하는 언론이 적다. 오히려 그가 서초동 사저로 들어가고 몇몇 언론은 '사저 정치'라는 표현을 쓰며 그의 건재함을 강조하고, 나아가 그의 언행에 그럴듯한 각주를 달아주는 식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음에도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를 '배반'하지 않는 언론이야 말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당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다. 언론은 그의 발언이 내란 행위의 연장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무비판적 보도는 사실상 내란 동조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은 역사적 재판을 지켜보는 국민의 알권리를 더욱 요구하는 한편, 그가 당당하게 궤변을 펼칠 수 없도록 비판과 견제 수위를 한층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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