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가 증명한 159km의 역설…왜 그동안 이것을 거의 안 썼을까, 진짜 포텐셜 팍팍? 건강만 해다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건강만 해다오.
한화 이글스 우완 문동주(22)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썩 좋지 않았다. 포심 최고 159km를 찍었다. 그러나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를 무리하게 5회에 투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비자책)했다. 사실 이날 포심 최고구속은 153km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작 투구내용은 더 좋았다. 물론 물집 이슈가 없었다. 상대가 전력이 약한 키움이긴 했다.
그러나 문동주는 역설적으로 159km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지속적으로 150km대 후반의 공을 뿌릴 정도가 아니라면, 요즘 KBO리그 각 구단 간판타자들은 투수의 깨끗한 폼에서 나오는 150km대 중반의 공을 충분히 안타로 연결할 능력이 있다.
흥미로운 건 문동주는 이날 커브보다 포크볼을 더 많이 썼다는 점이다. 150km대 초반의 포심에 130km대 초반의 포크볼, 그리고 120km대 커브까지. 타자의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키움 타자들은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다.
올 시즌 4경기(1승1패 평균자책점 3.71)를 전체적으로 봐도 포크볼 사용이 눈에 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포심 52%, 포크볼 19%, 슬라이더 15.7%, 커브 11.7%다. 작년엔 커브 23.9%, 포크볼은 1.5%에 불과했다. 그동안 문동주가 가장 많이 사용하던 변화구를 커브였지만, 올해는 포크볼이다.
통상적으로 포크볼은 팔과 어깨에 부담을 주는 구종으로 알려졌다. 문동주는 2022년 데뷔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작년에도 어깨통증으로 9월 초에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몸 생각을 해서 포크볼을 봉인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커브는 ABS 시대에 좋은 무기다. 그러나 커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결국 타자들로선 커브를 버리고 빠른 공에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실제 작년까지 문동주를 상대한 타자들의 주요 전략이었다. 문동주의 포심 제구가 늘 좋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고전한 날도 있었다.
그러나 팔과 어깨건강을 회복하면서 포크볼을 자신 있게 꺼내들었고, 커브도 커브대로 여전히 유용하게 쓴다. 그리고 볼넷이 눈에 띄게 적다. 올 시즌 17이닝을 던지면서 단 1개에 불과하다. 현장에선 올 시즌 문동주의 커맨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온은 곧 올라간다. 다시 포심 159km를 던질 것이고, 160km를 또 다시 돌파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포크볼, 커브가 건재하고, 커맨드까지 유지된다면? 그것은 KBO리그 최고투수 안우진(사회복무요원)에게 다가선다는 걸 의미한다. 문동주가 4년차를 맞이해 진짜 포텐셜을 터트릴 수도 있다. 한화는 문동주가 건강하기만을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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