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의 자살 시도 실패한 철학자, "지금 살아 있어 기쁘다"

송옥진 2025. 4. 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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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생존자는 '자살하고 싶다'와 '자살에 실패해 기쁘다'는 양가적 생각을 오간다.

자살생존자인 저자 클랜시 마틴 미국 미주리대 철학과 교수도 양립할 수 없는 두 생각을 평생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자살에 실패해 삶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일들이 생겼지만, 여전히 자살 충동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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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클랜시 마틴, '나를 죽이지 않는 법'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 예방을 위한 '한 번만 더' 동상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자살생존자는 '자살하고 싶다'와 '자살에 실패해 기쁘다'는 양가적 생각을 오간다. 자살생존자인 저자 클랜시 마틴 미국 미주리대 철학과 교수도 양립할 수 없는 두 생각을 평생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자살에 실패해 삶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일들이 생겼지만, 여전히 자살 충동에 휩싸인다.

책 '나를 죽이지 않는 법'은 열 번이 넘는 자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저자가 쓴 일종의 자살 심리 부검서다. 자살생존자의 입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인들의 자기 파괴에 사로잡힌 마음에 대해 상세하고 집요하게 탐구한다. 그는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지 그 불가사의를 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책의 부제는 '무엇이 죽고 싶게 만들고, 무엇이 그들을 살아 있게 하는가'다.

그는 자살에 대한 욕망은 "거의 항상 일시적이고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통제할 수 없지만 자주 바뀌는 날씨에 비유하는 것도 그래서다. 실례로 "세상이 내 앞에서 문을 닫아 버리는 느낌"에 자살을 시도하지만 "산책할 때 이런 기분이 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금만 걸어도 많은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고통에 담담해지기, 가족 떠올리기, 회복탄력성 기르기, 운동하기, 술·마약 멀리하기, 말을 줄이고 솔직해지기 등 자살 충동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 중인 방법을 공유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5년간 자살률 1위(2023년 기준)다.

나를 죽이지 않는 법·클랜시 마틴 지음·서진희, 허원 옮김·b.read 발행·420쪽·2만2,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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