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특수학교 ‘콩나물 교실’…기간제 교사만 임용 하면 끝?
과밀학급 비율 6.3%P 감소
현장서는 “임시방편 불과”
올해 전국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중 과밀학급 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 교사들은 기간제 교사 채용에 따른 현상으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8일 2025학년 1학기 특수교육기관 과밀학급 조사 결과 전국 특수학교·학급의 과밀학급은 총 742개라고 밝혔다. 지난해 1882개에서 1140개 감소했다. 전체 특수학급에서 과밀학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0.1%에서 올해 3.8%로 크게 줄었다.
특수학급은 1개 학급당 유치원 4명, 초중등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을 초과하면 과밀학급으로 본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가 격무에 시달리다 사망한 이후 대책을 마련해왔다.숨진 교사는 중증 장애 학생 4명을 포함해 장애 학생 8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혼자 맡았다. 이 교사는 8명 외에도 통합학급 특수교육 학생 4명도 지도하고, 행정업무까지 감당해야 했다. 교육부는 올해 특수학급을 804개 신설하고, 기간제 교원 임용을 지원해 특수교사 부족 문제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현장 교사들은 기간제 교사를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회복무요원 등을 지원인력으로 운용했던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기간제 교사들이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신분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업무를 분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수학급 2개를 둔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는 한시적 기간제 교사가 투입돼 특수교사가 3명으로 늘어났다. 이론적으론 교사가 늘어난 만큼 특수학급을 1개 더 늘리고 특수교사가 학년별로 특수학급 담임을 맡으면 된다. 그러나 신규 교실 공간 부족 등으로 특수학급은 신설되지 않았다. 또 기간제 교사도 담임 업무를 맡는 대신 다른 교사를 조력하기로만 했다.
서울의 한 특수교사 A씨는 “새로 온 기간제 교사들도 내년에 학교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에 적극성을 보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육 한시적 정원 외 채용 공고를 보면 학기가 이미 시작한 지난 2일에서야 공고를 새로 냈다.
특수학급 과밀도는 지역별 편차가 크다. 서울은 특수학급 중 과밀학급 비율이 7.8%로 전국 평균의 2배였다. 부산과 강원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7% 전후를 유지했다. 반면 세종·울산·제주는 0%를 기록했다.
제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가 전국에서 제일 과밀 비율이 높아 올해는 특별히 조치를 한 결과”라며 “교실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더라도 학급당 교사 2명을 배치하는 ‘1학급 2담임제’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청 차원에서 과밀도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원 자격을 소지한 기간제 협력강사를 채용해 주 20시간씩 수업 협력을 지원하도록 했다.
교사 정원은 교육부에서 정하다보니 교육청 자체적으로 강사 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원화 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지역 내에서도 과밀인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다”며 “교육청에 속한 특수교육운영위원회가 과밀 학교를 신청한 학생도 다른 학교로 배치할 수 있도록 권한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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