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도지원, 막판을 흔든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배우 도지원이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의 내면을 밀도 있게 완성했다.

매 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 연출: 진창규/ 제작: 스튜디오S,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푸르미르공작소)의 지난 13-14회 방송에서는 허일도(이해영)의 사망과 서동주(박형식), 염장선(허준호)의 치열한 갈등이 담긴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 가운데, 본격적으로 대산 그룹에 입성한 지영수(도지원)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차강천(우현) 회장은 자신의 혼외자이자 영수의 아들인 지선우(차우민)를 대산 그룹의 후계자로 세우기 위해 영수와 결혼했다. 대산가의 안주인 자리를 꿰찬 지영수는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차덕희(김정난)에게 앞으로 새어머니 혹은 어머니라고 불러달라 하는 것은 물론 여은남(홍화연)과 허태윤(윤상현)에게는 할머니로 불러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수와 덕희의 미묘한 신경전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언제나처럼 자신을 향해 협박하듯 말하는 덕희에게 더 이상 이 전처럼 당하는 것이 아닌 한결 여유 있는 태도로 대응하는 영수의 변화된 모습은 극의 텐션을 조율했다.

한편 영수는 허일도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차강천에게 조심스럽게 일도가 맡았던 대산 에너지의 대표이사 자리를 어떻게 할지 물으며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는 욕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두 사람을 찾아온 동주가 점점 달라지는 영수에게 자신의 공로를 잊지 말라는 듯 넌지시 경고했고 영수가 말없이 동주를 차갑게 쳐다보며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대립이 전개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처럼 도지원은 점차 변화하는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세심하게 풀어내 보는 이들의 몰입을 유발했다. 특히 초반의 캐릭터와 180도 달라진 모습을 차가워진 눈빛과 한결 편안해진 말투로 표현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고 탁월한 완급조절로 자신의 연기 내공을 증명하며 작품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과연 지영수는 대산 그룹에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세울 수 있을지, 도지원이 출연하는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의 마지막 회는 다음 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