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할머니 손맛과 조리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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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음식은 마술 같다.
시골 밥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 유명 요리사가, 세상을 떠난 할머니 생각에 눈물을 보인 영상이 최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추 줄기 무침과 늙은 오이김치, 메주 찌개는 한국 요리의 원형을 엿보게 한다.
생소하게 여겨졌던 로봇이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현실을 새삼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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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음식은 마술 같다. 뚝닥뚝닥 요리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눈대중으로 간을 맞춰 무심스럽게 데치고 무친 반찬은 입맛을 돋운다. 된장찌개든 청국장이든,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상엔 정이 넘친다. 시골 밥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 유명 요리사가, 세상을 떠난 할머니 생각에 눈물을 보인 영상이 최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랑의 요리’로 인식되는 할머니 음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유년기나 청소년 시절에 경험한 할머니 손맛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요즘에도 변두리 식당에서 할머니 음식을 운 좋게 만날 수 있다. 투박하게 끓인 강된장과, 막 만든 순두부, 시래기 조림은 손님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상추 줄기 무침과 늙은 오이김치, 메주 찌개는 한국 요리의 원형을 엿보게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토속적인 식당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이러다가 맛이 통일된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해외 음식 레스토랑만 남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얼마 전 도내 일부 학교에 다기능 조리 로봇을 도입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사업에 공동으로 도전할 로봇 업체를 정했다. 사업에 선정되면 국비로 3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도교육청이 3억 원을 더해, 도내 3개 학교에 다기능 조리 로봇을 설치할 계획이다. 로봇은 국·탕, 볶음, 튀김 등 다양한 조리법을 구사할 수 있다.
조리 로봇 도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의해 폐암 등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건강권을 지키고 원활한 급식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전된 기술과 기계의 도움을 받아 마땅하다. 처음엔 튀김류의 요리에 한정됐지만, 볶음과 탕까지 가능하다니 진화 속도가 놀랍다. 생소하게 여겨졌던 로봇이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현실을 새삼 실감한다. 한편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조리 로봇에 할머니 손맛을 요구하는 것은 과한 욕심이겠지만….
이수영 논설실장
#할머니 #명경대 #도교육청 #눈대중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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