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우승한다면 울 것 같아, 끝이라는 게 실감 나"…배구 여제, 마지막 꿈까지 '1승' [삼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삼산, 최원영 기자) '1승'만 추가하면 꿈을 이룬다.
흥국생명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18-25 25-22 25-12 15-12)로 극적인 리버스 스윕승을 챙겼다.
지난달 31일 인천서 펼쳐진 1차전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고, 2차전서도 미소 지었다.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챔프전 우승 및 통합우승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3차전은 오는 4일 정관장의 안방인 대전에서 개최된다.
이날 김연경의 활약이 돋보였다. 1세트 공격점유율 9.68%, 2세트 점유율 29.63% 등으로 2세트까지 총 4득점(공격성공률 18.18%)에 그쳤지만 3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마지막 5세트에는 홀로 6득점(공격성공률 66.67%)을 쌓기도 했다. 이날 블로킹 2개, 서브 2개 포함 총 22득점(공격성공률 43.90%)을 선보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번 경기는 김연경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은퇴를 앞둔 선수지만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끝까지 팀을 스스로 안고,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었다"고 극찬했다.
적장인 고희진 정관장 감독 역시 "5세트 상대 김연경 선수가 대단했다. 우리 블로커들에게 공격을 잡아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공격을 하더라. 거기서 차이가 난 것 같다"며 "5세트에 그 정도로 때릴 줄은 몰랐다. 오더(선발 라인업) 싸움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맞아떨어졌는데도 김연경이 대단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승리 후 만난 김연경은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우승하고 마무리하면 남다를 것 같다. 최근 3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선 1위를 하기도 했지만 챔프전 우승을 못했다. 우승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대전 원정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4, 5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경기 끝나고 팬들에게 한마디를 전하다 약간 울컥했다. 감정이 올라오더라.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 난다"며 "아직 우승한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라면 우승 후 울 것 같다. 만약 우승 후 펑펑 운다면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승리 소감부터 듣고 싶다.
▲초반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가 우리가 생각하지 못 했던 걸 많이 준비하고 나온 듯했다. 당황했는데 빠르게 적응하면서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이긴 게 큰 것 같다.
사실 계속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술을 많이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가 목적타 서브를 때리는 순간 선수를 가리는 스크린을 준비한 듯했고 공격이나 블로킹, 수비도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준비했구나 싶었다.
-2세트까지 4득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18득점을 추가했다.
▲기록을 보면 2세트까지는 공격 횟수가 적었다. 득점을 못 올린 게 당연했다. 3세트부터는 감독님의 주문도 있었고, 작전도 조금씩 바뀌었다. 내가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얻어 득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활약할 수 있었다. 또, 투트쿠 선수가 잘해줬다.
-팽팽했던 3세트 후반, 계속해서 서브를 넣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첫 세트부터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우리가 점수 하나만 더 얻으면 흐름 자체가 우리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시점마다 자꾸 상대가 득점했다. 하나만 넘으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이 3세트에 왔다. 이 기회만 잡으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더 집중했다.
-2세트까지 공격점유율이 낮았던 것은 팀에서 의도한 것이었나.
▲1차전 때도 비슷한 패턴으로 준비했다. 상황에 맞게끔 준비한 게 있었는데 운영 면에서 공격점유율을 많이 가져가지 못한 것 같다. 유독 이번 경기가 더 그랬다. 분명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상대가 어떻게 준비했는지 다시 분석해 3차전을 잘 대비하겠다.
-2승을 올리고 대전으로 원정을 가게 돼 마음이 편할 듯하다.
▲훨씬 낫다. 이번엔 0-2로 지다가 3-2로 역전승해 더 큰 승리라 느껴진다. 인천에서, 우리 홈구장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뛰었기 때문에 그 기운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원정경기는 또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잘 준비해야만 3차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홈인 인천에서의 경기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예고했으며 인천에서는 챔프전 5차전만 남아있다.)
▲의미 부여를 안 하려 했는데 이번 경기 끝나고 팬들에게 한마디를 전하다 약간 울컥했다. 감정이 올라오더라.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던 모습 등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시즌이 (3차전) 한 경기 남았다고 생각하니 확실히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 나는 듯하다. 그래도 이 경기가 마지막 홈경기였으면 좋겠다.
이대로라면 우승 후 울 것 같다. 설레발일 수 있겠지만, 너무 펑펑 울면 안 되고 적당히 울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만약 우승 후 펑펑 운다면 그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우승했을 때도 안 울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는 모습을 많이 안 보여드렸다. 다만 국가대표 은퇴 인터뷰 때 울었다. 그때는 기자분들도 같이 울어 울음바다가 됐다. 그날 이후로는 운 적이 없는 듯하다. 그땐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 우는 게 많이 안 보여 다행이었다.
-5세트 활약이 대단했는데 스스로 평가하자면.
▲3세트부터 감독님이 세터에게 주문해 공격점유율을 더 많이 가져가게끔 했다. 점유율이 높다고 득점을 많이 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 분명히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 여겼다. 이런 기회들이 올 것이라 봤다. 그런 상황에서 반드시 득점을 올리자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경기에 임했다. 5세트에도 동료들이 믿고 공을 잘 올려줘 득점이 나왔다.
-계속해서 블로킹 2명이 붙었는데도 연타 대신 강타를 활용했다.
▲1, 2세트 상대가 내 공격 코스에 대한 대비를 잘 하고 나왔다. 벤치에서 그 점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나도 생각을 많이 했다. 공격할 때 워낙 연타 등을 많이 사용해 상대도 그걸 알고 준비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수싸움에서도 마지막엔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상대 팀에 부상선수가 많은데 투혼을 발휘 중이라고 한다.
▲지금 시점 정도 되면 두 팀 다 힘들다. 우리 팀도 부상 선수들이 많지만 다 이겨내면서 챔프전을 치르고 있다. 힘들면 조금 살살해도 될 것 같긴 한데(웃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걸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내 물리지 않은 우리도 대단한 것 같다. 3차전은 쉽게 갔으면 하는데 내 희망인 듯하다. 또 어려운 경기할 것 같다. 잘 준비해 3차전 잘 마무리하겠다.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인 올해 우승하게 되면 감회가 남다를까.
▲다를 것 같다.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우승하고 마무리하면 다를 것이다. 최근 3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선 1위했을 때도 있었지만 챔프전 우승을 못했다. 우승하고 싶다.
-3~4차전에서 끝낸다면 원정에서 우승하게 된다. 인천 홈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리 팬분들도 우리가 다시 돌아오는 것(5차전)은 원하지 않으실 것이다. 대전 원정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4, 5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고 3차전만 있다고 여기며 준비하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삼산,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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