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내가 뒤로 빠졌어야 했다”…좌완 베테랑은 ‘14승 커리어하이’ 잊은 지 오래
김하진 기자 2025. 4. 2. 00:06
선발 탈락 → 불펜 전환에도
“옛날로 돌아간 느낌” 담담
“난 후배들이 올라올때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일 뿐”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수
삼성 좌완 백정현(38)의 올시즌 보직은 중간 계투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백정현은 10-2로 크게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 무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불펜에 좌완이 신인 배찬승 밖에 없다. 백정현에게 멀티 이닝을 맡길 것”이라고 올시즌 불펜 운용 계획을 밝혔다.
2007년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은 2018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뛰었다. 2021년에는 14승(5패)을 올려 데뷔후 최고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변화는 지난 시즌부터 생겼다.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한참 동안 던지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는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포스트시즌 준비 과정에서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되면서 가을야구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올해 삼성 선발진에는 백정현의 자리가 없다. 원태인이 국내 1선발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원태가 입단하고 좌완 이승현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개막 직전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의 부상 여파로 백정현은 시즌 첫 경기였던 3월23일 키움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2.2이닝 2안타 5실점(2자책), 그 뒤 중간계투로 이동했다.
선발 자리를 내놓은 백정현은 “내가 생각보다 선발을 더 오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진작 어린 후배들이 좋아져서 내가 뒤로 빠졌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좋은 후배들이 많아져 뿌듯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중간 계투가 된 이제, 매일 대기해야 하지만 백정현은 바뀐 루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원래 어릴 때부터 불펜 투수로 시작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그냥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했다.
자리는 바뀌었지만 백정현은 여전히 팀의 선배로서 역할은 그대로 맡고 있다. 최원태는 “구속 내려고 크게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노하우를 (백)정현이 형이 얘기해줘서 피칭할 때 적용하려 노력 중”이라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최원태 외에도 많은 후배들이 백정현에게 조언을 구한다.
백정현은 “후배들이 ‘형은 어떤 느낌으로 던지느냐’라고 물어보면 내 느낌을 이야기 해준다. 내 말에 공감이 가면 본인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일단 내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라고 밝혔다.
팀에 몇 없는 왼손 투수로서 중책을 맡았지만 백정현은 다른 선수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백정현은 “내 기준에는 좋은 (왼손) 투수들이 많다. 언제든지 좋아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나는 그들이 올라올 때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언제든 더 좋은 투수가 나오면 뒤로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만은 팀의 승리를 위해 집중하려 한다. 지난 겨울부터 미국에 있는 트레이닝 센터와 연락을 취하면서 자신의 매커니즘과 구종 등을 관리하고 투구를 가다듬고 있다. “원래 미국에 가려고 했는데 가지 못했다. 대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계속 내 영상을 보내고 피드백을 받는 식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나도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정현은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걸 준비하고 열심히 지내는 게 올시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일단 준비부터 열심히 하려고 한다.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특유의 덤덤한 말투로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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