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하는 비트코인 가격…스테이블 코인 힘주는 미국

조미현 2025. 4. 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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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확산에 불확실성 커져
20일 넘게 1억2000만원대 머물러
미 행정부 "달러패권 강화" 입장
트럼프 일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트럼프 행정부가 비트코인 비축을 공식화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횡보하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따른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계속되면서 비트코인 시장 역시 혼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 롤러코스터 탄 비트코인

Getty Images Bank

1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여일 넘게 1억20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초 1억4000만원대를 돌파하면서 반등을 시도했지만, 1억1000만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이후 1억2000만원대로 회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때 7만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8만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은 시장에 호재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 엑스알피, 솔라나, 에이다 등의 암호화폐를 ‘전략적 준비금’으로 비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처럼 유사시를 대비해 가상자산을 비축하겠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암호화폐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약 20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미국의 비축이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가상자산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내가 디지털 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 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은 10% 가까이 상승했다.

 ◇ 게임스탑 매입하겠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뒤이어 비트코인 등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본격 서명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되레 하락했다. 미 정부가 세금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일 것으로 기대한 시장에는 실망스러운 소식이었다.

미국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탑이 비트코인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비트코인 가격 반등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게임스탑은 지난달 26일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추가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스탑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 넘게 상승했다. 게임스탑이 현재 보유한 유동자산은 54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다. 다만 게임스탑은 비트코인에 얼마를 투자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게임스탑 발 호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은 미국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관세 전쟁에 나서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25%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일반적으로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Fed가 연내 2회 금리를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하는 지연될 수 있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백악관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 비축 행정명령이 이미 발표된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은 단기적인 긍정적인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을 두고 ‘디지털 금(金)’이 아닌 기술주의 일종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프 켄드릭 SC 디지털 자산 연구 글로벌 책임자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위험 회피 수단보다는 기술주의 일종으로 취급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생각을 하고 투자하면 투자가 좀 더 쉬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 “달러 지배력 강화할 것”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에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디지털자산 콘퍼런스 연설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달러화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설립한 암호화폐 서비스 기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자체 스테이블 코인인 USD1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Fed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은 Fed의 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 금지 국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Fed가 CBDC와 관련한 제품·서비스를 미국인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CBDC는 법정화폐의 디지털 형태로, 특정 자산(주로 달러)과 일대일로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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