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 두고 의협 자중지란…부회장 "굴종" vs 대변인 "개인 판단"

박정렬 기자 2025. 3. 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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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대규모 제적 위기 속 '복귀'와 '휴학'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마저 의견이 갈리며 도리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양자택일 : 미등록 휴학, 혹은 복학'이란 제목으로 사실상 의대생에게 투쟁을 종용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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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대규모 제적 위기 속 '복귀'와 '휴학'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마저 의견이 갈리며 도리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양자택일 : 미등록 휴학, 혹은 복학'이란 제목으로 사실상 의대생에게 투쟁을 종용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그는 "연세대는 등록 후 수업에 성실히 참여한다는 각서를 받고 있다. 고려대는 복학 원서 작성 후 철회 시 자퇴로 처리한다고 한다"며 "정부와 대학은 일 년 내내 고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자유 선택을 존중한다던 교수는 사실상 위계를 이용하여 찍어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등록 후 수업 거부를 하면 제적에서 자유로운 건 맞나. 저쪽이 원하는 건 결국 굴종 아닌가"고 지적했다. 학교 복귀를 결정한 의대생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죽거나 살거나, 선택지는 둘뿐. 학교가 나서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왜"라면서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사진=(서울=뉴스1)


하지만, 이런 박단 부회장의 글에 대해 같은 날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글을 못 봐서 자세히 모르겠다"며 "미등록이니 뭐니 의대생의 투쟁 방향성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며 "어떤 결정이든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대학생들이 어린아이가 아닌 성인"이라며 "투쟁 방향도 그들이 논의해서 결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리라 믿기 때문"이라고 '존중'의 의미를 부연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의사들을 대표한다는 의협 집행부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료계 내부의 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단 부회장이 SNS에 올린 글에도 비판과 옹호의 '양극단' 댓글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총원이 근거도, 설득력도 없이 강제 조정을 당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긍정 의견도 있지만 "의협은 하는 일도 없이 어린 의대생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온당한가"는 반론 역시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박단 부회장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대 교수는 "학생이 공부하기 위해 복귀하는 것을 굴종이라고 표현한 것은 집단 휴학의 배후에 전공의, 의협이 있겠다는 의심을 살만한 행동"이라 꼬집었다. 한 지역 봉직의는 "임현택 전 회장도 이전부터 SNS에 '개인 의견'을 실었지만, 회장 취임 후까지 계속하다 결국 역풍을 맞고 탄핵당했다"며 "의협에서 직책을 맡으면 발언 하나하나가 의사의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있다. 언론과 일반인이 주목하는 만큼 표현을 더 조심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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