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쓰지도 않고” “그러니 왜 깎아”…산불 앞에도 여야 ‘정쟁 ing’

박성의 기자 2025. 3. 28. 13: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남권 대형 산불' 수습을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운데 '재난 예비비' 규모와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 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모습이다.

여당이 민주당의 재난 예비비 삭감으로 경북 일대 산불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은 예산은 이미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李, ‘재난 예비비’ 삭감 논란에 “산불에 한 푼이라도 썼나”
與 “李 재난 예비비 대폭 깎아놓고 ‘재원 충분하다’ 사기극”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숭의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지금 비상 상황이라는 것을 민주당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예산이 없어서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남권 대형 산불' 수습을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운데 '재난 예비비' 규모와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 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모습이다. 여당이 민주당의 재난 예비비 삭감으로 경북 일대 산불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은 예산은 이미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취소했다. 영남권 산불 피해 복구가 우선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대신 '산불 추경'을 다루는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당시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자 정부를 국정협의회에서 배제한 바 있다.

다만 여야는 산불 피해 복구에 투입할 재정의 출처와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재난 대응 예비비를 증액하기 위한 추경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회 예산 심사 당시 민주당이 예비비를 대폭 삭감한 탓에 산불 대응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당 산불재난대응특위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정부 계획대로 예산안이 통과됐다면 예비비가 4조8000억원 수준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예산이 대폭 삭감돼 현재는 1조6000억원에 불과해 대응이 어렵다. 예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데 특위 위원들도 뜻을 같이하고 있고 추경이 이뤄진다면 재난 관련 목적 예비비가 획기적으로 증액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전날 당 산불재난대응특별위원회와 함께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상황 점검을 마친 뒤 "이번 산불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 모든 것을 다 생각해야 한다"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산불과 관련해 필요한 논의는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을 통해 재난 대응에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예비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 때문에 산불로 인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산불 대응에 필요한 예산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산불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좌절하는 현장 안에서도 국민의힘이 정쟁을 벌이고 있다"며 "마치 예산이 삭감돼서, 예산이 없어서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예산과 관련해 현재 산불 대책 국가 예비비는 4조8700억원이 이미 있다. 무슨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냐"며 "(정부와 여당이) 예비비 한 푼이라도 쓴 게 있냐. 엄청난 예산을 쓰지도 않고 일상적인 예산만 집행하면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 예비비 9700억원, 예비비 2조4000억원이 있다. 이중 재난에만 쓰라고 목적이 특정된 예산만 해도 1조6000억원이고 나머지 예산도 재난 용도로 쓸 수 있다"며 "가족을 잃고 전 재산이 불타고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는 이재민 앞에서 거짓말하면서 장난하고 싶나.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한 푼도 안 쓰면서 예산이 없어서 화재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처럼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냐"며 "정쟁도 좋고 권력도 좋지만, 국민의힘은 정신 차리고 국민 상대로 아픈 분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