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는 바람과 아궁이처럼 달아오른 골짜기…악조건에 피해 눈덩이
【 앵커멘트 】 이번 의성 산불은 왜 이렇게 큰 피해를 남긴 걸까요? 기상 상황과 지형적 특성까지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남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강세현 기자가 3대 악재를 정리했습니다.
【 기자 】 1. 기상 : 적은 비와 강한 바람
지난 5일부터 의성엔 비가 5mm도 내리지 않았고, 수목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22일 불이 시작됐습니다.
영덕은 산불이 번지기 일주일 전 19mm가량 비가 내렸지만, 양이 적어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제도 산불 지역 어디에도 만족할 만큼 비가 온 곳은 없었습니다.
여기에 태풍급 강풍까지 가세했습니다.
▶ 인터뷰 : 우진규 / 기상청 통보관 - "남쪽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를 잡은 가운데 북쪽으로 주기적으로 저기압들이 통과해 나가면서 그 사이에 굉장히 강한 서풍류가 형성되면서…."
주말까지 북서풍이 강하게 불며 진화 작업을 방해할 전망입니다.
2. 지형 : 달아오른 골짜기
이번에 산불이 휩쓴 지역엔 깊은 골짜기가 많습니다.
골짜기에서 불이 나면 열기와 연기가 갇혀 아궁이처럼 달아오릅니다.
연기가 축적돼 불은 쉽게 꺼지지 않고, 강한 상승기류가 불씨를 날려 보냅니다.
▶ 인터뷰 : 권춘근 /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 - "재발화 위험성도 있고 진화 자원을 투입시키기도 상당히 위험하고. 시야 확보가 되지 않거나 연기를 들이마실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3. 발화 위치 : 내륙에서 시작
과거 대형 산불은 해안 주변에서 시작돼 동쪽으로 이동하다 바다에 닿으며 멈췄습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은 바다에서 78km 떨어진 내륙에서 발생한 탓에 긴 거리를 이동하며 최악의 피해를 남겼습니다.
특히 이 지역엔 불에 잘 타는 소나무가 많이 있어 불이 삽시간에 번지며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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