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부른 구광모 “절박감 갖고 전략·실행 불일치 떨쳐내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고 강조했다. 특히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2017년(창립 70주년) 신년사를 공유하며 ‘생존을 위한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2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인화원에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엄중한 분위기 속 진행된 회의에서 구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8년 전 신년사를 꺼내며 사장단을 질책했다. 구 회장은 “당시에도 올해와 같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경제 질서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라며 “경쟁 우위 지속성,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경영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구 회장은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하며, 이는 미래 경쟁의 원천인 연구개발(R&D)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골든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구 회장의 메시지는 ‘LG가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사업 개편에 나서자는 뜻으로 읽힌다. 2021년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과감하게 철수한 것처럼, 앞으로 각 계열사가 사업별 ‘옥석 가리기’를 진행해 나가자는 것이다.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에 공을 들이고 있고, 전날에는 배터리 사업을 콕 찍어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은 LG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야 하는 것’을 중심으로 실체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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