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부터 사교육 한다는 말에 충격…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

정진영 2025. 3. 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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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을 잘 몰라서 대치동부터 가서 학원 원장님께 '제가 7세 엄마라 생각하고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첫 질문을 꺼냈는데, 돌아온 답이 '7세요? 만 36개월부터 시작해요'였어요." 드라마 '라이딩 인생'의 성윤아 작가는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라이딩 인생'은 일도 육아도 잘하고 싶은 열혈 워킹맘 정은(전혜진)과 '7세 고시'를 앞둔 딸 서윤(김사랑),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손녀의 학원 라이딩을 맡게 된 할머니 지아(조민수) 3대 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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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방송·문화]
‘라이딩 인생’ 종영 감독·작가 인터뷰
영유아 사교육 현장 현실감 있게 그려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가족 간 소통
‘라이딩 인생’은 영유아 사교육 현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하려했던 이야기는 가족간의 소통이었다. 드라마는 가족들이 서로 진심을 털어놓으며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도 담아냈다. 스튜디오지니 제공


“라이딩을 잘 몰라서 대치동부터 가서 학원 원장님께 ‘제가 7세 엄마라 생각하고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첫 질문을 꺼냈는데, 돌아온 답이 ‘7세요? 만 36개월부터 시작해요’였어요.” 드라마 ‘라이딩 인생’의 성윤아 작가는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초등학교 입학 전 더 좋은 영어유치원, 더 높은 반으로 올라가기 위한 레벨테스트를 준비하는 일명 ‘7세 고시’를 현실감 있게 그리며 주목받았다. 지난 25일 종영 회차에서는 3.3%로 최고 시청률도 찍었다. ENA 월화드라마임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이다.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지니 사무실에서 김철규(사진) 감독과 성윤아, 조원동 작가를 만났다. 김 감독은 “(‘제이미맘’, ‘추적 60분’ 등이) 겹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문제가 우리 현실에서 상당히 큰 부분이 됐고, 책상에 올려놓고 관심 두고 들여다봐야 할 문제라는 점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지니 제공


‘라이딩 인생’은 일도 육아도 잘하고 싶은 열혈 워킹맘 정은(전혜진)과 ‘7세 고시’를 앞둔 딸 서윤(김사랑),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손녀의 학원 라이딩을 맡게 된 할머니 지아(조민수) 3대 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가들은 이야기에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담았다. 성 작가는 “학원 원장님과 라이딩하는 엄마들을 만나며 디테일을 채웠다”고 회상했다. 라이딩 경험이 있는 조 작가는 “저와 라이딩을 함께 했던 분들 중에 할머니 세 분이 계셨다. 그분들과 나눈 이야기를 대본에 녹였다”고 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유아 사교육을 소재로 다루는 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작업이었다. ‘7세 고시’ ‘4세 고시’라 불리는 사교육 시장을 몰랐던 부모에겐 이런 시장이 있음을 알려주는 일이 될 수도, 반대로 열심히 자녀 교육에 투자하는 부모를 비판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세 사람은 “어느 한쪽을 응원하거나 비판하려고 만든 게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라이딩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본 건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아이들의 상태는 괜찮은지,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집중하고 이야기를 듣는다. 성 작가는 “대치동에 갔을 때 학원 간판만큼이나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간판이 눈에 띄었다”며 “이를 위해 원작에선 사서였던 지아의 직업을 미술치료사로 바꾸고, 아이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영유아 사교육 현장을 그린 ‘라이딩 인생’이지만, 그 위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결국 가족 간의 소통이었다. 힘들지만 1등 하면 엄마가 좋아하니까 꾹 참았던 서윤, 외롭고 서운했지만 홀로 일하는 엄마가 걱정돼 내색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정은, 늘 미안했지만 미안해서 말하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지아. 세 모녀는 서로를 향한 진심을 말하지 못한 채 곪아갔던 마음을 뒤늦게나마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해나간다. 그 모든 마음은 “내 딸, 혼자 크게 해서 미안해”라는 지아의 한 마디에 함축됐다.

성 작가는 “드라마를 보면서 엄마가 ‘너도 힘들었어?’라고 물어보시더라. 그 얘길 듣는 순간 울컥했다”며 “이 드라마가 다른 시청자들에게도 소통의 매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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