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은 총 대신 칼을 든 존윅" '파과' 유례 없는 63세 여성 킬러, 뜬다[스한현장](종합)

모신정 기자 2025. 3. 27. 16: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파과'의 김성철, 민규동 감독, 이혜영/사진제공=NEW·수필름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이혜영이 40여년 경력의 레전드 킬러 역을 맡아 파격 변신에 나섰다. 최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공연을 마치고 호평을 받은 김성철이 미스터리 킬러 역을 맡아 이혜영과 투톱 열연을 펼쳤다. 

민규동 감독의 신작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파과'는 지난 2월 개최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섹션에 초청되어 작품성과 장르적 재미를 인정받기도 했다.  

'파과'는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이혜영, 김성철 캐스팅 에피소드부터 베를린 영화제 당시 현지 반응까지 다양한 면면을 소개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이혜영, 김성철, 민규동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파과'의 주연을 맡은 이혜영, 김성철과 민규동 감독/사진제공=NEW·수필름

민규동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파과'에는 유례 없는 60대 여성 킬러가 등장한다. 조각과 투우 두 사람이 강렬하게 만나 서로를 뒤흔들게 된다. '파과'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인데 이 낯선 단어로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할까 고민했다"며 영화 소개에 나섰다. 

민 감독은 베를린영화제 참석 소감에 대해서도 "아주 기분 좋고 영광이었다. 보신 분들이 '잔혹하지만 서정적이다' '폭력적이지만은 않았다' 등 다양한 평가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베를린영화제 당시 인상 깊은 리뷰 반응에 대한 질문에 "'총 대신 칼을 든 존 윅을 상상하면 된다'라는 리뷰도 있었고 '노화와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부족한 점도 있고 대단한 스펙타클도 안담겼는데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한국적 뉘앙스와 큰 맥락을 잘 읽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파과'의 주연을 맡은 이혜영/사진제공=NEW·수필름

이혜영도 베를린 영화제 참석 소감에 대해 "저도 너무 좋았다. 민규동 감독을 만나 도전을 해볼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 민규동 감독님 영화는 생각하는 영화들이 많다. 액션이라는 장르와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묘한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좋다는 반응이 많았던 걸로 안다.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줄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성철은 이어 "베를린영화제는 장르적 실험을 많이 하는 영화제 중 하나인데 우리 작품이 초청됐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관객들과 함께 월드 프리미엄으로 처음 영화를 봤는데 너무 신선한 경험이었다. 빨리 한국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더라"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영화 '파과'만의 강점에 대해 "우리 영화는 몸으로 싸우기도 하지만 마음으로도 싸운다. 싸움의 결과를 봤을 때 싸움의 결과를 봤을 때 승자와 패자 있는게 아니라 그 인간의 지나온 궤적을 보게된다. 보지 못했던 감정적 여운을 가져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은 "그동안 다양한 액션 영화들을 봐 왔지만 킬러라는 역할에 대해 도덕이나 윤리적으로 생각을 해볼 겨를 없이 그렇게 지나왔잖나. 우리 영화는 그런 면에서 다르다.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액션도 '나 액션이야'라고 대놓고 몸도 만들고 누가 봐도 액션 배우처럼 '호이' '얍' 이러면서 하는 게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몸과 표정 그대로 팍하고 갑자기 나오는 그런 것을 해야 하니 막 만들수도 없고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부상도 많이 입었다.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부상이 많았다. 무술 감독님도 고생했고 제 스턴트가 없었다면 이런 장면은 나올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혜영은 조각 역에 대해 "40여년간 킬러로 활약한 여자다. 저는 원작을 먼저 읽었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이걸 영화로 만드나 싶었다. 몸도 옛날 같지 않아서 액션이 두렵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힘이 들더라. 그런데 민규동 감독은 다 계획이 있었다"며 웃음지었다. 

이어 이혜영은 "한국에 제 또래 비슷한 좋은 배우들이 많이 있지 않나. 왜 나를 택했을까 싶었는데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내가 보톡스를 맞지 않아서 캐스팅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도 이제 끝났으니 보톡스를 맞으러 가볼까 한다"고 농담 섞인 멘트를 보태 좌중을 웃게 했다. 

영화 '파과'의 주연을 맡은 김성철과 이혜영/사진제공=NEW·수필름

민규동 감독은 조각 역에 관록의 배우 이혜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이혜영 배우는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분이었다. 한국적이지 않으면서 궁금한 지점이 오래 쌓여 있었다. 고전적 아우라를 가진 분이시기에 조각 역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직접 만났을 때 운명적이라고 느꼈다. 실제 조각을 구현한 것처럼 떨림과 강렬함이 있었다. 첫 만남때부터 이혜영 배우에게서 살아온 흔적과 에너지, 아우라 같은 것들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투우 역에 김성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성철 배우의 뮤지컬을 보면서 환호한 적이 있다. 무대 위에서 펼쳐주는 카리스마와 퍼포먼스의 에너지가 대단했다.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 사이에 섞여서 고개를 내밀고 김성철의 모습을 조금 더 보려고 한 적이 있다"며 "조각과 어울리면서도 언제든 물어버릴 것 같은 무섭고도 귀여운 강아지 같은 복합적 이미지가 필요했었다. 김성철의 이전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지 못한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두 사람이 얽히고 설키며 마주치게 했을 때 '너무 다행이구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육체적으로 60대 노인의 몸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연구였는데. 말도 안되게 가짜처럼 보이면 안됐다. 조각의 상대가 될 것처럼 보여야 했다. 지나친 남성성의 포효가 너무 세면 안됐다. 김성철의 미소년의 느낌과 강력한 무서움이 동시에 필요했다. 처음 김성철을 만났을 때 '다행이다' 싶었다. 김성철 배우가 너무 액션을 하고 싶던 시점에 인연이 닿았다. 본인이 하고 싶은 역할을 만나게 됐고 저도 인연이 닿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김성철은 '티라미슈'와 '지킬 앤 하이드'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배우다. 아직도 덜 캐낸 보석 같다. 원석으로서의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파과'의 주연을 맡은 김성철 /사진제공=NEW·수필름

김성철은 투우 역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화면에서 투우의 에너지가 뚫고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빛도 열정적으로 쐈고 패기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 제가 생각하는 투우는 정제되지 않는 날것 그자체였다"고 말했다. 

김성철은 극중 레전드 킬러 조각고 미스터리 신입 킬러 투우의 액션 차이에 대해 "촬영 전 액션 디자인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무술 감독님과 이야기 많이 나눴다. 조각은 레전드 킬러이기에 효율을 중시했다. 빠른 시간에 사람을 해할 수 있는 방식의 킬링을 선택한다면 투우는 대놓고 과시하고 상대방을 멸시하고 누군가가 내가 이렇게 했다는 것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식의 액션이었다. 단순히 제압하고 상처 내는 것이 아니라 대놓고 과시하고 보여주기 식의 액션을 했다"고 말했다. 

이혜영 또한 전설의 킬러 역을 맡아 액션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 "촬영하면서 '내가 이렇게 연기하고 있다' 혹은 '오늘은 감정적으로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민 감독님의 완벽한 콘티뉴이티에 따랐다. 촬영 현장에서 '저는 감정 표현이 길어요. 좀 더 길어야 나와요'라고 말해도 민 감독님이 '네, 그래도 안됩니다. 짧게 해주세요'라고 하더라. '저는 그렇게 연기한 적이 없는데요'라고 말해도 '원래 영화가 그런 거에요'라고 답이 나오더라. 매일매일이 부족하고 늘 그랬다.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정말 놀랍고 민 감독님에게 미안하더라"고 말했다. 

영화 '파과'는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