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학개미에 경고…“기술주 비중 높아 위험, 분산투자를”

김경민 기자 2025. 3. 2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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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해외 투자자, 미국 비중 90%
M7 변동성·레버리지 등 위험 추구
“40% 손실 땐 원금 회복 8년 걸려”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 진단이 나왔다.

한은은 미국 증시에서 40% 손실 이후 원금을 회복하려면 8년이 넘게 걸린다며 분산투자를 조언했다.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이 2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글을 보면, 지난해 말 해외주식 투자 잔액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15.6%로 2019년 말(4.4%)의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투자액도 1161억달러로 2019년(152억달러)의 8배가량으로 급증했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이 심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액 중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47%였으나 지난 18일 기준 90.4%로 높아졌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기술주와 나스닥·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구성된 투자 상위 10위 종목이 전체 투자액의 43.2%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7대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은 전체 투자잔액 중 35.3%를 차지할 정도다. 테슬라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TSLL 등 레버리지 ETF의 경우 국내 투자자 지분율이 40%를 넘기는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과도한 위험추구 성향도 보였다.

한은은 “이 같은 투자 성향은 미국 주식시장이 호조세를 보일 땐 긍정적인 투자 실적을 올리는 동력이 되지만, 부진할 땐 거주자 평균 및 지수 수익률보다 더 큰 손실을 입히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고 짚었다.

2021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등으로 미국 증시가 호조를 이루자 개인투자자는 2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거주자(금융기관 포함)의 수익률(13%)을 대폭 상회했다.

그러나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선 2022년 개인투자자들은 35.4%의 손실을 봤다. 전체 거주자의 평균 수익률(-19.2%)은 물론 S&P500 지수(-19.4%)의 두 배 가까운 손실이다.

한은은 한 해 동안 -40% 손실 이후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만회하려 할 때,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선 최소 8.6년(S&P500 연평균 수익률 6.1% 가정)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쌓아가기 위해선 M7 등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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