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빈번한 집단에서 자살 시도 위험 4배 이상 커진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빈도가 높아지면 자살 시도 위험이 4배 이상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김은수 교수 연구팀은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생각 및 시도에 미치는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모든 직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자살의 연관성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서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논문이 실렸다.
2020~2022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서 검진받은 19~65세 직장인 1만2541명이 응답한 설문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 18.7%, 남성 10.6%로 나왔다. 연구진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자를 ‘괴롭힘 없음’, ‘가끔 괴롭힘 경험(월 1회 이하)’, ‘빈번한 괴롭힘 경험(주 1회 이상 혹은 매일)’ 등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는 집단에 비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고 빈도가 높을수록 자살 위험이 커졌다. ‘괴롭힘 없음’ 집단에 비해 ‘가끔 괴롭힘 경험’ 집단의 자살 생각이 1.47배, 자살 시도가 2.27배 증가했다. ‘빈번한 괴롭힘 경험’ 집단에선 자살 생각이 1.81배, 자살 시도가 4.43배까지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직장 내 괴롭힘은 그 자체로 자살 충동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도입됐으나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국내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워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전상원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직종을 불문하고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에게도 자살 경향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자살 경향성이 개인 정신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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