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늘에서 불똥 떨어졌다…‘봉화’ 올린 듯 불씨 퍼져”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전날 오후 5시부터는 화산재 같은 연기가 흘러다녀"
"안동, 의성, 영덕 등은 소나무 밀도 높아, 평균 50%"
"참나무와는 달리 소나무는 불씨 날게 하고 연기 가중"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등으로 확산한 가운데 서재철 환경연합 전문위원이 “불이 봉화를 올린 것처럼 퍼져 나가서 이어져 있다”며 “오늘 아침 상황은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처음 맞이하는 대형 산불이고 (20)22년 울진 산불 그리고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능가한다”고 표현했다.

안동 산불 여파로 민가까지 불씨가 날아다니고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서 위원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지난 25일) 오후 2시, 3시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의성에 있는 산불이 안동 길안, 상주영덕고속도로 동안동 IC 주변이 거대한 구름 이상의 연기로 켜켜이 들어차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3시부터 저녁 해질 때까지 차를 타고 국도변을 지나서 본 안동 동쪽의 길안과 임하 일대는 불이 붙은 숲이나 민가들이 곳곳에 있는 모습이었다”며 “오후 5시부터는 화산재와도 같은 거대한 연기가 안동 남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의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안동 산불 현장. (사진=독자 제공)

그러면서 “특히 오후 6시부터는 중앙선 철도가 양방향 다 폐쇄되고 학생들도 뿔뿔이 택시를 타거나 안동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인근 영주 등으로 피신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오후 10시 이후 12시, 1시부터는 상대적으로 바람이 잦아들었다”고 묘사했다.

서 위원은 “(아침이지만) 안동만 흐린 날처럼 연기가 켜켜이 있다”며 “지금 불이 곳곳에 봉화를 올린 것처럼 퍼져 나가서 이어져 있다”고도 했다.

안동 산불 현장. (영상=독자 제공)

서 위원은 ‘녹색연합 활동을 하며 수십년간 봐온 중 산불 중 이번 불이 가장 피해가 큰가’라는 진행자의 말에 “이런 상황은 저뿐만 아니라 진화 헬기 기장님들이나 소방관들이나 산불을 다년간 접해보신 분들은 어제 오후부터 밤, 오늘 아침 상황은 처음 겪는 것”이라며 그간 산불 진화에 관여했던 분들은 경험해보지 못 한 수준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그는 “특히 (25일) 오후 5시 이후부터는 청송, 영양, 영덕 곳곳에서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며 ‘하늘에서 불이, 불똥이 떨어지더라’는 내용을 언급했다.

서 위원은 진행자가 ‘불비가 내렸던 것인가’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되묻자 작은 불씨들이 곳곳에서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었다며 경북 영양, 청송 등에 소나무 밀도가 가장 높기에 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통상 참나무는 산불이 발생해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지만 소나무는 이번 현장에서와 같이 불을 급속도로 확산하게 하거나 엄청난 연기를 내뿜는 등 상황을 가중한다는 게 서 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아마 안동, 의성부터 영덕까지는 대한민국의 소나무 밀도가 가장 높고 평균 50% 정도 된다”며 “특정 사면, 산지는 80~90%, 의성 같은 경우도 피해가 극심한 곳에 가보면 능선 사면에는 소나무 밀도가 90%”라고 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께까지 산불로 숨진 이들은 총 16명으로 안동 2명, 청송 2명, 영양 5명, 영덕 6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10명 발생했으며 중상자는 2명, 경상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산불 진화율은 경남 산청·하동이 80%, 경북 의성·안동이 68%, 울산 울주·온양이 92%를 보이고 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