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상대로 첫 홈런·결승타’ 허경민 “제가 김도영 같은 선수는 아니니까요”[스경X스타]

KT 허경민이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솔로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T위즈 제공

“저는 김도영(KIA) 같은 선수가 아니니 기대치를 낮춰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난 오프시즌 KT 유니폼을 입은 허경민은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한화와 홈 개막 2연전에서 10타수5안타를 치더니, 16시즌 동안 몸담았던 전 소속팀 두산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허경민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3-3이던 5회말 2사후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허경민의 시즌 첫 홈런이다.

허경민은 2009년 두산에 입단 이후 한 팀에서만 뛰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KT와 계약했다. 허경민은 두산과 기존에 추가로 맺은 3년 20억원의 선수 옵션을 포기하면서 FA로 KT와 4년 총액 40억원 계약,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KT 이적후 주전 3루수와 3번 타자로 나서는 허경민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허경민은 두산의 두 번째 투수 김호준과 승부에서 홈런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1B-0S에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슬라이더를 흘려보낸 허경민은 다시 한복판을 통과하는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놓치지 않았다. 허경민 타구는 비거리 115ｍ를 기록했다.

허경민은 “나는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다. (첫 2구까지)투심, 변화구가 좋아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운좋게 타이밍이 잘 맞았다. 실투였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픈 곳 없고,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허경민에게 공수에서 확실하게 믿음을 준다. 이와 관련해 허경민은 “(지난 시즌 MVP를 받은)김도영 선수 같은 선수가 아니니 기대치를 낮춰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저한테 오는 찬스에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KT 선발 배정대를 상대로 8안타를 치며 4.2이닝(3실점)만에 끌어 내렸다. 하지만 허경민에게 내준 홈런으로 추격 의지가 꺾였다. KT는 허경민의 홈런 이후 이어간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3루타를 날려 주자 3명이 홈을 밟았다. 이후 배정대의 쐐기 적시타까지 터졌다.

KT는 이 스코어를 그대로 지켜 8-3으로 승리했다.

수원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