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굴착 지점과 거의 일치"…전문가가 본 '강동 싱크홀' 이유는

김미루 기자, 박진호 기자 2025. 3. 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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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매몰됐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발견되면서 25일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

경찰과 서울시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공사 등 지하 굴착 공사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사고 장소 지하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던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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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동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매몰됐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발견되면서 25일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 경찰과 서울시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공사 등 지하 굴착 공사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 사고 현장 부근에서 진행한 최종 언론 브리핑에서 "터널 굴착 지점과 싱크홀 발생 지점이 거의 일치한다"며 "관련 전문가와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을 연결하는 4단계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고 직전에도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에서 인부 4~5명이 터널 굴착 공사에 한창이었다. 앞서 개통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공사 지점과 맞물리는 구간이기도 하다.

'지하 굴착 공사, 약한 풍화토 지반' 영향 미쳤나
명일동 땅꺼짐 사고 현황.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공학과 교수는 "싱크홀 사고는 주변에 지하 굴착 공사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상수관 파열이나 물막이 공사가 잘못 돼 지하수를 차단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고, 지하수가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무너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 지반 구조가 풍화토로 이뤄졌다는 점도 지하수 유출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봤다. 지하수가 급격히 유출됐을 때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물이 흐르면서 물길이 형성되고, 땅을 지탱하던 흙이 물과 함께 흘러가면서 빈 공간이 생겨 땅이 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 지반 구조는 풍화토 토사 지반으로, 9호선 연장공사에 앞서 설계 과정에서 지반 강화를 위한 지반 보강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반 성질에 따라서도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반에 모래가 많이 섞이면 지하수가 많이 빠져나갈 수 있는데 풍화토는 모래가 많이 섞일 수 있는 토양"이라고 밝혔다.

"도심 지하 개발 사업, 위험 요인 인지해야"
전문가들은 도심 지하 개발에 앞서 지하수 영향 조사 범위를 크게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현재 지하수 영향 검토를 하기는 하지만 시설물 인근만 하는 게 아니고 굴착을 함으로써 영향받는 범위를 폭넓게 정해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주변 영향에 대한 검토는 미흡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6시29분쯤 강동구 명일동 동남로에서 지름 20m, 깊이 18m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해 왕복 6차로 중 4차로가 함몰됐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하고 자동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장소 지하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던 구간이다. 사고가 나자 지하철 공사는 중단됐다.

서울경찰청은 명일동 싱크홀 사고 발생 보고를 접수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 분석 이후 싱크홀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공사를 맡은 건설사 등이 법규를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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