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올라온 뾰루지...여드름일까, 모낭염일까?
피부에 작고 붉은 뾰루지가 나거나 고름이 생기면 흔히 생기는 여드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낭에 세균이 감염되어 발생한 모낭염일 수 있다. 모낭(毛囊)은 피부 속에서 털이 자라는 뿌리 부분을 감싸는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로, 이 부위가 상처를 입거나 약해지면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모낭염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처럼 보이지만, 방치할 경우 감염이 퍼지고 흉터가 남거나 만성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환절기처럼 환경 변화가 크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시기에는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낭염의 주요 증상과 원인, 그리고 여드름 등 유사 질환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모낭염, 세균 감염으로 발생…피부 자극·위생 영향 커
모낭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특히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잘 생긴다.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등으로 피부의 방어력이 약해지면, 황색포도상구균이나 곰팡이균이 모낭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식습관, 유전적 요인, 위생 상태가 불결한 경우, 당뇨·비만과 같은 만성질환도 모낭염 발병 위험을 높인다. 코를 자주 후비거나 코털을 뽑는 습관 역시 코 안쪽 모낭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물리적·화학적 자극이나 스테로이드 연고의 장기 사용 또한 모낭염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지만, 피부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염에 더 취약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원)은 "면도나 제모 후 발생하는 모낭염, 스테로이드 사용 후 발생하는 모낭염 등은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붉은 발진과 고름 동반...여드름, 습진과 혼동되기도
모낭염의 주요 증상은 붉은 발진, 가려움, 고름 등이 있으며 침범한 모낭의 깊이에 따라 '얕은 고름물집 모낭염'과 '깊은 고름물집 모낭염'으로 나뉜다. 얕은 고름물집 모낭염은 주로 얼굴, 가슴, 등, 엉덩이에 발생하며, 크기는 1~4mm 정도로 작고, 가벼운 통증이나 가려움이 동반된다. 깊은 고름물집 모낭염은 콧수염이 나는 부위나 윗입술 주변에 잘 생기며, 구진이나 농포 형태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면도 후 점차 염증이 퍼지고 깊은 조직까지 염증이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모낭염은 '모낭염양 피부염(모낭염양 습진)'이나 '여드름'과 혼동되기 쉽다. 모낭염양 피부염은 외관상 모낭염과 비슷하지만, 감염이 아닌 피부염성 면역 반응에 의해 발생한다. 김형수 원장은 "모낭염양 피부염은 아토피나 접촉성 피부염 등 급성 습진이 원인이며, 모낭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라면서 "주로 목, 팔, 다리, 접히는 부위 등에 발생하며 홍반, 건조함, 가려움과 함께 수포, 농포를 동반한다. 모낭염에 비해 가려움도 심하고 건조하며 각질이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드름은 피지 분비가 과도하고 모공이 각질이나 피지로 막히면서 발생한다. 이때 피부에 존재하는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이 증식하면 염증이 생겨 붉거나 고름이 찬 여드름으로 발전하는데, 역시 모낭염과 증상이 비슷해 외형만으로는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여드름은 주로 얼굴의 T존, U 존 부위, 가슴 등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에 잘 생기며 블랙헤드, 화이트헤드, 구진, 농도, 결절, 낭종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염증이 있는 경우 모공이 확장되고,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세정제·약물치료 병행...피부 청결과 면역력 관리 필수
모낭염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피부 증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보다 정확한 원인 확인을 위해 종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그람 염색법을 사용하거나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균 성분이 포함된 세정제를 사용할 수 있고, 필요시 항염증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기도 한다. 고름이 심한 경우에는 절개 후 배농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를 하면 2주 이내에 회복되지만 재발이 잦다. 김형수 원장은 "모낭염은 여드름에 비해 패인 흉터를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는데, 짧게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저절로 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색소침착을 빨리 개선하고 싶다면, 하이드로퀴논, 비타민 A 유도체, 알부틴 등이 포함된 미백 연고나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레이저 토닝 등의 레이저 치료, 혹은 약한 피부 박피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모낭염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피부 위생 관리와 면역력 유지가 중요하다. 땀을 흘린 후에는 바로 씻어내고, 세안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도 전후에는 면도기를 소독하고, 자극이 적은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땀이 잘 차는 부위는 통풍이 잘 되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 베개커버나 수건 등은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지 분비와 염증 악화를 유발하므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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