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우유 또 없네" 홈플러스서 발길돌린 고객들… `2차 납품중단` 우려
대표상품 1000㎖ 나흘째 '텅'
선입금·정산주기 등 협의 중
2차 납품중단 사태 우려 확대
홈플러스 강서점
"물건 안 들어오는 거 없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물류입고장에서 만난 담당 직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찾아간 홈플러스 매장의 상황은 직원들의 말과 전혀 달랐다.
일단 유업계 1위 서울우유의 제품이 수일째 입고되지 않으면서 유제품 코너에서는 제품을 사러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장에선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홈플러스에 제2차 납품중단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장을 보러 온 A씨는 (40대·강서구) "지난 주말에도 서울우유가 없었는데 오늘도 없다"면서 "우유는 직접 사다먹었는데, 다른 마트를 가든지 쿠팡서 사든지 해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유 매대에서는 서울우유 제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24개 단위로 파는 200㎖짜리 흰우유·딸기우유·초코우유 멸균제품(슬림형)과 900㎖짜리 고단백 저지방 우유가 소량 남아있을 뿐이었다. 고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우유 대표 제품인 1000㎖짜리 '나100%'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대에 제품을 채워넣던 한 직원은 "서울우유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나흘째 납품이 안 되고 있다"면서 "언제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이날 물류입고장에서는 동원 참치액진, 신라면 멀티팩 등의 제품이 입고돼 지게차를 통해 창고로 운반되는 모습은 볼 수 있었으나, 서울우유 제품은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업계에선 가까스로 납품이 정상화 된 홈플러스에 서울우유 납품 중단을 시작으로 제2 납품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기업회생 이후 미정산을 우려한 업체들이 줄줄이 납품을 중단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홈플러스가 일부 주요 업체들한테 선입금 줬었고 우리 역시 이 선입금을 받았다"라며 "그 때 받았던 선입금에 해당하는 물량을 모두 공급했고, 선입금이 또 이뤄져야 미정산 우려 없이 제품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선입금을 해주기 어렵다면,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정산 주기 단축이라도 해줘야 한다"면서 "현재 선입금, 정산 주기 단축 등 2가지 안을 놓고 홈플러스와 협의 중인데 아직 타협점을 못 찾았다"고 덧붙였다.
납품업체에 대한 홈플러스의 미정산 우려는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선입금에 대한 제품 납품이 끝난 업체들을 중심으로 홈플러스가 2차 선입금 지급 또는 결제주기 단축 등을 약속하지 않을 경우, 이달 초 있었던 납품중단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선입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서울우유와는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도 "특정 업체에 대해 선입금을 하는 것은 어렵다. 3월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감으로 인해 발생한 미지급금을 업체들에게 순차적으로 입금해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에 선납을 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상거래채권을 우선적으로 하여 상거래채권 전액을 변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협력사, 입점주들에게 밝힌 상환 일정에 따라 대금을 지급해오고 있다"면서 "일부 대기업 협력사들이 소상공인 채권 지급이 완료된 후에 대기업 회생채권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으나, 오랜 협력관계를 통해 형성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소통함으로써 대기업 협력사들로부터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세업자와 소상공인을 우선적으로 하여 대기업 협력사 채권까지 모든 상거래채권을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의 총 상거래채권 지급액은 25일 오전 기준 4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24일) 하루 동안 29억원이 지급됐다.
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만m 해저서 가오리처럼 헤엄치고 다녀…`정체` 뭐길래
- 조회수 높이려다 `날벼락`…여친 주먹 입에 넣은 남성, 결국
- 머스크 성전환 딸, 또 독설…"머스크는 한심한 애같은 남자"
- "딸이 숨을 안 쉬어요"…심폐소생술로 심정지 20대 살린 경찰관
- 강동구 싱크홀, 오토바이 운전자 수색했으나…30m 지하서 휴대전화 발견
- 헌재 선고 앞두고 여야 끝장 대치
- 분양도 입주도… 死月 ‘얼죽신’ 아파트 시장
- "머스크 칼바람"…美반도체법 지원 업무 한국계 직원도 퇴직
- 정부 `필수 추경` 10조 먼저 던졌지만…공은 국회로
- 끈질기게 베껴대는 中, 또 선 넘었다… 삼성 `아트 TV` 모방으로 美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