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두통약 끊었더니, 증상 절반 줄었네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5. 3. 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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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두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오히려 두통약을 끊어야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과용두통 환자들이 두통약을 즉각 중단하고 적절한 예방 치료를 받았을 때, 3개월 만에 두통 빈도와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두통약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며, 동시에 예방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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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을 자주 복용할수록 오히려 두통이 더 자주 생기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성 두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오히려 두통약을 끊어야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과용두통 환자들이 두통약을 즉각 중단하고 적절한 예방 치료를 받았을 때, 3개월 만에 두통 빈도와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과용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면서 급성기 치료제를 과도하게 복용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된다.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일반 진통제를 한 달에 15일 이상 복용하거나, 트립탄 같은 편두통 치료제를 10일 이상 먹으면 약물 과용 상태로 본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홍균 교수팀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국내 7개 신경과 전문 클리닉에서 약물과용두통 환자 309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치료 경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급성기 치료제를 줄인 환자들은 두통 일수가 한 달 평균 24일에서 12일로 감소했고, 아예 끊은 환자들은 15일이나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반면, 두통약을 계속 복용한 환자들은 두통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박 교수는 “두통이 심하니까 약을 먹는 것이지만, 자주 복용할수록 오히려 두통이 더 자주 생기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두통약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며, 동시에 예방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보톡스 주사, 항-CGRP 단일클론항체(편두통 예방 주사), 경구용 예방약 등이 사용됐다. 예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두통의 빈도와 강도가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약물과용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지목한 질환으로, 특히 만성 두통 환자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박 교수는 “만성 두통을 앓고 있다면 먼저 두통약을 얼마나 자주 먹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조건 약을 먹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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