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모여 "퉤" 침 파티 유행했는데…잘나가던 미국 회사 몰락, 왜

/AFPBBNews=뉴스1

미국 유전자 분석 회사 23앤미(23andMEe)가 파산 절차를 밟는다.

CNN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앤미는 23일 밤(현지시간) 미주리주 동부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소식에 24일(현지시간) 23앤미 주가는 60% 가까이 폭락한 0.73달러(약 1000원)에 마감했다. 마크 젠슨 23앤미 이사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전략적 대안에 대한 철저한 평가 끝에 파산 절차가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앤 워치츠키 CEO는 사임하고 이사회에 남기로 했다. 워치츠키는 지난해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주식 매수 의지를 밝혔으나 이사회의 반발을 샀다. 워치츠키는 2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유전학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고 유전학을 전 세계 건강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우리의 장기 비전에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했다.

23앤미는 타액으로 개인의 건강 정보부터 조상까지 찾을 수 있는 기술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의 검사 키트는 저렴한 가격 덕에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친구나 가족이 함께 모여 샘플을 채취하고 유전자 테스트를 신청하는 '침 파티'가 반짝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23앤미 사업엔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누구나 검사를 한 번만 받으면 된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유전자 혈통 검사는 일회성 사업에 그치면서 주력 검사 키트 판매가 감소했고, 신약 개발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23앤미는 심각한 재정난에 몰렸다. 지난해엔 해커로부터 약 69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신뢰도에도 흠집이 났다. 이에 23앤미는 지난해 직원 약 40%를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일부 신약 개발 사업을 중단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