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생산유발 효과 113.7兆…"지식재산권 보호·대응 강화해야"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이 성장 배경
K콘텐츠 산업이 국내 경제 전반에 113조원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가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지식재산권 보호와 침해 대응을 강화하면서 수출 다변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이같은 내용의 'KDI 포커스(FOCUS) 'K-콘텐츠의 비상: 산업 특성과 성장 요인'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K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 성장 요인을 분석, 향후 정책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쓰였다.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 총액은 2005년 57조3000억원에서 2021년 137조4000억원으로 139.8% 증가했다.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지식정보업(포털과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스업과 온라인 정보 제공업 주축)으로,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지식정보업 매출액은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콘텐츠 산업 전체 매출 증가분(80조200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10년 32억3000만달러에서 2021년 124억5000만달러로 3.9배 증가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수출 성장의 주역이 다양한 규제 영향권에 있던 게임 업종이라는 점이다. 게임은 이 기간에 수출 증가분(92억3000만달러)의 77%를 차지했다. 음악, 방송 분야의 경우 각각 연평균 19%, 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 수출이 급증하는 동안 수입은 꾸준히 감소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17억달러였던 콘텐츠 수입액은 2021년 12억달러로 29% 감소했다. 광고, 캐릭터, 영화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콘텐츠를 수입해 현지화하는 방식이 줄고, 세계적인 수준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며 해외 의존도를 줄여가는 경향이 뚜렷해진 영향이다.
콘텐츠 산업의 자기산업 투입계수는 0.11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기산업 투입계수는 자체 생산물을 다시 활용하는 제조업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은 서비스업 성격이 강함에도 일부 제조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서비스업보다도 높은 수준(전체 33개 산업 중 13위)을 기록했다.
이는 콘텐츠 산업이 강한 내부 연계성을 기반으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임을 의미한다. 또 콘텐츠 산업은 CPND(Content, Platform, Network, Device)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발전해오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생산 유발 계수는 1.572로, 이는 콘텐츠 재화에 대한 최종 수요가 1단위 증가할 때 전체 산업에서 1.572배 생산이 창출된다는 의미다. 콘텐츠 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국내 경제 전반에서 총 113조7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산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효과뿐 아니라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콘텐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함께 이뤄진 질적 향상이 있다. 2023년과 지난해 K콘텐츠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차지하는 비중(TV쇼 및 영화 부문 포함)은 약 7%였다. 특히 일본과 중국, 인도, 스페인,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비영어권 작품으로 한정하면 그 비중은 약 20%에 달했다.
영화 산업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한국 영화의 국제 영화제 수상 횟수는 꾸준히 늘어 2020년 212회, 2022년 173회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한국 영화의 40~50%가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는 가운데 출품작 수상 비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K콘텐츠 산업이 국가 경제의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콘텐츠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와 침해 대응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면서 수출 다변화 및 산업 연계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 저자인 이진국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법 복제와 비공식 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불법 행위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적발 확률을 높이거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인 저작권 보호를 위해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저작권 침해 신고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침해 사례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국가적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저작권 단속 및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출 대상국과 협력해 현지에서 원활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공조 시스템을 견고히 구축하고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전체 수출의 약 70%가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이 서구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K팝, 웹툰, 애니메이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지속하면서 북미,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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