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걸리면 무조건 약 먹인대"…병원 피하게 되는 그 말, 사실일까?

박정렬 기자 2025. 3. 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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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려대구로병원


사회 변화에 따른 불안감과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병원 방문 수는 2019년 81만 명에서 2023년 108만 명으로 약 33.3% 증가하며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특정 사건이나 경험만이 아니라 미세먼지, 스마트폰,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과 같이 우리의 일상에는 언제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승훈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단순한 우울감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라며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
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유전적 요인, 호르몬 변화 등이 생물학적 원인으로 작용하며 부정적인 사고 패턴, 스트레스, 과거의 트라우마 등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서는 SNS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고려대구로병원

우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한다면 보통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DSM-5)을 통해 진단하는데 총 9가지며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우울증이라 진단한다.
무조건 약물치료 안 해
우울증 치료는 크게 비약물 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비약물 치료에는 정신치료(심리치료), 생활 습관 개선, 운동, 명상 등이 포함된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진행하는 인지행동치료(CBT)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수정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사회적 활동 참여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는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와 같은 항우울제를 사용한다. 이들 약물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하여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승훈 교수는 "환자의 증상과 개인별 특성에 따라 적절한 약물이 처방된다"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교수


우울증 진료와 치료가 선행됐다면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같이 생활 습관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다수의 연구의 따르면 산책이나 약간 숨이차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할 경우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자연 속에서의 산책은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자기 효능감을 높여 우울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이승훈 교수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요가, 스트레칭 같은 활동을 병행하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야외광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원데이 클래스에서 강원FC 양민혁, 대전하나시티즌 윤도영 선수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우울증은 연령·성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런데도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낙인 때문에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가정신건강현황 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 경험 시 의사(한의사 제외) 또는 기타 정신 건강전문가와 상담(상의)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12.1%로 캐나다(46.5%), 일본(20%)보다도 낮다.

이승훈 교수는 "우울증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사회적 편견이나 무조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로 조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며 "우울증과 더불어 정신건강의 문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지속해서 형성되어야 하며 문제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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