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 우주의학 연구 저변 확대

김민 2025. 3. 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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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장이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에서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장비인 클리노스탯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가 미래 우주 시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인류의 건강과 생존을 연구하는 우주의학이 주목받고 있다.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분야로 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의 생리적·병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미래 의료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의학 연구가 향후 우주 탐사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주의학의 중요성과 핵심 연구 분야

우주의학은 단순히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인체가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연구하는 과학 분야다. 인류가 지구라는 중력장과 대기권을 벗어나게 되면 우리의 신체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활동해야 한다.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장기간 머무르는 것은 골밀도 감소, 근력 약화, 혈류 재분배 문제 등을 초래한다. 또 우주환경에서의 방사선 노출은 DNA 변형과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최정석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은 25일 “우주의학은 단순한 의학적 연구가 아니라 인류가 지속적으로 우주를 탐사하고 정착하기 위한 필수적인 학문”이라며 “우주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료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는 2018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민간 우주항공의학 연구시설로 우주멀미, 우주방사선,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생체 적응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중력의 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지구에서는 중력이 존재하지만, 우주에서는 미세중력(무중력) 환경이 지속된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중력 방향에 대한 기준을 잃고 시각 정보와 충돌하면서 ‘우주멀미’가 발생한다. 우주멀미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생리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의식 변화와 작업 수행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 개발과 행동 교정 연구는 현재 항공우주국(NASA)와 유럽우주국(ESA)에서도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중력 부재 상태는 근육과 골격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는 무중력 환경에서 단 6개월 동안 체류하는 것만으로도 골밀도가 1~2% 감소하며 근육량 감소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는 골다공증과 유사한 생리적 반응을 초래하며 지구로 귀환 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 프로토콜과 생체의학적 대책이 연구되고 있다.

최정석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장이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에서 고중력 환경에서 생물의 변화를 연구하는 동물 실험 장치인 고중력 가속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우주방사선과 인체 보호 기술

우주환경에서는 방사선 노출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지구의 대기권과 자기장이 방어막 역할을 하지만, 우주에서는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태양풍과 우주방사선은 DNA 손상을 일으키고 돌연변이 가능성을 증가시키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최 교수는 “우주방사선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인지기능 저하, 기억력 손상, 신경계 질환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NASA와 ESA는 방사선 차단 소재와 보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연구진도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력해 우주방사선 방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엔지켐생명과학과 협력해 우주방사선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했으며, 현재는 스페이스린텍, 동아앱티스 등과 함께 의약품 단백질 결정 실험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우주개발 경쟁 속 한국의 전략

정부는 지난해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2045년까지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발사체나 인공위성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이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초과학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최 교수는 “선진국들은 우주를 현실적인 공간으로 인식하지만, 한국은 아직 미지의 세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를 우주로 보내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연구가 필수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달을 거점 삼아 화성 유인 탐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심우주 탐사를 위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최 교수는 “우주 저궤도는 이제 하늘과 같은 공간이 됐으며 앞으로의 탐사는 심우주로 확장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차별화된 연구를 통해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의 역할과 우주항공의학센터의 미래

인하대병원은 우주의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 우주항공의학센터는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와 협력해 지상에서 우주환경을 모사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주비행사의 건강 모니터링 및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 교수는 “병원이 우주의학 연구와 인프라를 결합하여, 미래 우주 탐사 시대를 대비한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주항공의학센터를 하나의 종합 연구센터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우리 연구소가 지상에서 우주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자들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에게 우주라는 공간이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주의학 연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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