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연명의료 그만”…현실은

한주연 2025. 3. 2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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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초고령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과 사회적 의제,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생을 마감할 때,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연명의료 결정 제도가 7년 전 시행됐습니다.

이후 적지 않은 이들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한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시내 한 노인복지관.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는 이들로 아침부터 붐빕니다.

연명의료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이미 의향서를 작성한 노인이 적지 않습니다.

[정영주/70대 : "주위에서 봤을 때 저희 부모님도 그렇고 연명치료를 하니까 고통도, 환자들 고통도 엄청 심하더라고요. 그리고 필요 없어요, 그게. 요즘 시대에는..."]

기회가 되면 의향서를 쓰고 싶다는 답변도 잇따릅니다.

[강진하/70대 : "마지막에는 연명치료 안 하고 싶어요. 자녀들은 저의 의견을 존중하고 아이들도 그걸 바라는 거 같아요. 저도 저희 아버지 연명치료 안 했거든요."]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전북의 성인 가운데 15만 9천여 명, 10 퍼센트 정도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했습니다.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하갑주/전주 덕진노인복지관장 : "의향서를 작성할 때 스스럼없이 많이 하는 걸 보니까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것들을 많이 스스로 결정하고..."]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만들어진 건데, 현장의 의료진들은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임신호/○○요양병원장 : "의학적인 것과 생명의 한계, 도덕적인 면, 사회 관습적인 면을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아쉬움이 있습니다."]

초고령사회, 존엄한 죽음을 맞기 위해 도입한 연명의료 결정 제도, 제도의 취지에 걸맞게 환자는 물론 가족과 의료진 등 모두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한주연 기자 ( jyhan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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