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세이프 같은 느낌인데…” 박민우의 시도도 용감했고 KIA GG 유격수는 슈퍼플레이 ‘열광’[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아직까지도 세이프 같은 느낌인데.”
승패를 떠나,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전 1회초 1사 3루에서 나온 NC 3루 주자 박민우의 과감한 태그업과 KIA 유격수 박찬호의 슈퍼플레이는 팬들의 열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KIA챔피언스필드에 모인 2만500명의 눈이 호강한 순간이었다.
NC 리드오프 박민우가 KIA 선발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날렸다. 김주원의 1루 땅볼로 1사 3루 찬스. 손아섭이 양현종의 초구 139km 몸쪽 낮게 들어온 포심에 방망이를 냈다. 타자가 쳐봤자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코스였다.
손아섭의 타구는 떴지만, 체공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그래서 KIA 야수진이 처리하기 어려웠다. 경험이 많지 않은 3루수 윤도현은 애당초 타구를 쫓아가는 걸 포기했다. 그런데 유격수 박찬호가 특유의 빠른 발로 이 타구를 쫓아갔다. 놓칠 듯했지만, 중심을 잃으면서 글러브에 넣는 묘기를 선보였다. 당연히 타구를 잡고 몸의 중심은 3루 파울 지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때 역시 발 빠른 박민우가 태그업을 하기 시작했다. 박찬호가 포구 후 바로 홈 송구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또 한번의 반전이 있었다. 박찬호가 재빨리 몸의 중심을 돌려 홈으로 송구, 포수 한준수의 미트에 빠르고 정확하게 넣었다. 한준수가 자신을 피해 오른팔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려던 박민우를 먼저 태그, 이닝을 종료했다. NC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이 바뀌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한준수가 박민우의 주로를 막고 있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홈에서의 상황은 그림의 각도에 따라 애매하긴 했다. 어쨌든 원심은 바뀌지 않았고, 이순철 해설위원은 박찬호의 포구와 송구를 칭찬했다.
박민우로선 해볼 만한 승부였고, 박찬호의 슈퍼플레이이기도 했다. 왜 박민우가 리그 최고수준의 리드오프인지, 왜 박찬호가 KBO리그 최고 유격수인지 드러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민우는 웃더니 “글쎄요. 난 아직도 세이프 같은 느낌인데…원심이 세이프였으면 아마 세이프이지 않았을까요”라고 했다.
그러나 박민우는 후회는 하지 않았다. “사실 뭐, 100% 안전하게 살 수 있을 때만 뛰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비록 죽긴 했지만, 그게 세이프가 됐다면 유격수 희생플라이잖아요. 그러면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어제(22일 개막전) 아쉽게 졌기 때문에 초반에 분위기를 가져오는 게 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3루 코치님도 콜을 줬고, 나 역시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박찬호의 움직임을 끝까지 봤다. 박민우는 “찬호가 조금 안전하게 잡으면 안 가고, 어렵게 잡으면 가려고 했다”라고 했다. 안전하게 잡으면 넥스트 플레이가 쉽기 때문에, 주자로선 세이프 확률이 그만큼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박민우도 잘 뛰었고, 박찬호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올렸다.
이런 플레이가 많아야 야구 팬들이 KBO리그에 더욱 열광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박수 받을 수 있는 좋은 주루와 좋은 수비였다. 명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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