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임명 대답 피한 한덕수, 민주당 재탄핵 카드 꺼낼까

복건우 2025. 3. 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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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마은혁 임명 거부시 재탄핵 목소리... 노종면 "미임명, 이미 상당 기간 넘기고 또 넘겨"

[복건우, 이승훈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 총리실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상대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헌재가 최상목 권한대행의 '마은혁 후보자 미임명은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결정한 데 이어,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에서도 헌재 재판관 임명 보류가 위헌이라고 헌법재판관 다수가 판단한 만큼 즉각 위헌 상황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임명을 끝내 거부할 경우 '재탄핵' 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압박 나선 민주당 "마은혁 미임명 상당 기간 지나"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한 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또다시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 재추진을 검토하냐'라는 질문에 "속단할 수 없다"면서도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마은혁)과 대법관(마용주)을 행정부 수반이 임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람이 중간에 (최상목에서 한덕수로) 바뀌었을 뿐 행정부 수반의 임무는 동일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선상에서 보면 한 총리는 마은혁·마용주 후보자 두 분을 지체 없이 임명해야 할 것"이라며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도 마찬가지로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덕수 탄핵심판 선고의 의미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헌재는 대통령 혹은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은 것이 위헌·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특검법에서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후보자를 추천할 때 규정하는) '지체 없이'가 몇 일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들어 (파면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에서 지난 2024년 12월 26일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한 총리가 '여야 미합의'를 이유로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 선출 재판관 임명이라는 헌법상 구체적 작위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만 파면할 정도의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단 한 명만 한 총리의 행위가 헌법적 위기 상황을 초래하는 등 중대하다며 파면해야 한다는 인용 의견을 냈다.

반면 김복형 재판관은 대통령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즉시' 임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봤다(관련 기사: 헌재, '위헌·위법' 확인했지만 "한덕수, 파면할 정도 아냐" https://omn.kr/2cpwt). 국회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선출안 가결(지난해 12월 26일) 하루 만에 한 총리 탄핵소추안(12월 27일)이 가결된 점을 감안했다.

한덕수, 마은혁 임명 여부 대답 피해... 2차 탄핵 가능성 열어 놓은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시계를 쳐다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은 지난 2월 27일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미루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위에 대해 국회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서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들어 한 총리에 대한 '2차 탄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은혁 후보자 미임명이 전보다 상당 기간 지체된 만큼 현 시점에선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요건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6명의 의견은 '한덕수가 지난 2월 27일 마은혁 미임명 위헌 결정 이후인 지금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면 파면 사유가 된다'는 교집합을 이룬다"라며 "이렇게 보는 이유는 2월 27일 헌재 결정으로 대행 역할에 대한 논란이 끝났고 미임명 기간도 상당한 기간을 이미 넘기고 또 넘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얘기는 당장 한덕수 대행에게 마은혁 임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헌재가 정리해 준 정족수(재적의원 과반)대로 한덕수 탄핵을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정도 강단과 결기가 없으면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이제는 실기할 시간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조 수석대변인도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 혹은 권한대행이 해야 할 마땅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한 총리가 (마은혁 후보자를) 즉시 임명해야만 헌재가 두 번에 걸쳐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한 헌법재판관 미임명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라고 압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를 선출한 지 석 달이다. 헌재가 이미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라며 "정부가 헌재의 헌법적 판단을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온당하지 않은 일이며 헌재의 판단이 이행되지 않는 전례를 만들어서도 결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국힘 '독재 비난' 해소한 우원식, 헌재 '적법'에 "큰 의미" https://omn.kr/2cq99).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정부청사로 출근하면서 마은혁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곧 또 뵙겠다"며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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