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정적', 구금·해임에도 야당 대선후보 됐다… 튀르키예 반정부 시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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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 시장이 CHP 대선후보로 23일(현지시간) 확정됐다.
이로 인해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수사를 '에르도안의 정적 제거 작업 일환'으로 여기며 19일부터 지속돼 온 반(反)정부 시위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의 부인 딜렉 카야는 연단에 올라 "이마모을루가 맞닥뜨린 일을 통해 튀르키예 국민들은 자기 자신이 직면했던 불의를 보았다"며 반정부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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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시장 해임→제1야당 대선후보 확정
에르도안 규탄 시위 지속... 정부 "강경 진압"
튀르키예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 시장이 CHP 대선후보로 23일(현지시간) 확정됐다. 부패 및 테러 혐의로 19일 전격 체포된 데 이어 23일 시장 직무까지 정지됐지만, 오히려 야권의 확실한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마모을루는 2028년 대선에서 정의개발당(AKP) 후보로 나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1) 튀르키예 대통령과 겨룰 만한 유일한 야권 인사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수사를 '에르도안의 정적 제거 작업 일환'으로 여기며 19일부터 지속돼 온 반(反)정부 시위도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를 '거리의 테러'로 규정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에르도안 정적' 수사 "정당" VS "탄압"
2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탄불 법원은 '이마모을루 시장을 향후 형사 재판 과정에서 계속 구금한다'고 결정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즉각 이스탄불에서 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실리브리 교도소로 이송됐으며, 이곳에서 최소 수주~수개월간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 내무부는 이러한 법원 결정을 근거로 이마모을루 시장 직무를 정지했다.
튀르키예 검찰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지난해 3월 지방선거 당시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PKK의 정치조직 쿠르드사회연맹(KCK)과 협력했으며, 재력가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HP는 이를 '기획 수사'라고 본다. CHP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직전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 데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AKP의 25년 집권 아성을 깨고 2019년 지방선거에서 이스탄불 시장에 오른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2003년부터 집권해 온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마모을루 존재감↑... 반정부 시위도 커지나
이마모을루 시장은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생명이 끊기기는커녕 도리어 CHP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CHP는 "비당원도 표를 던질 수 있는 개방형 투표로 진행된 이번 경선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이 약 1,500만 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는 야권 결집 및 반정부 시위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3일에도 이스탄불 시청 주변에는 최소 수만 명이 운집, 에르도안 대통령 규탄 시위를 닷새째 이어갔다. 이마모을루 시장의 부인 딜렉 카야는 연단에 올라 "이마모을루가 맞닥뜨린 일을 통해 튀르키예 국민들은 자기 자신이 직면했던 불의를 보았다"며 반정부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정부는 강경 대응 중이다. 일주일간 모든 집회 금지, 무장 경찰 수만 명의 24시간 대기, 이스탄불로 향하는 도로 봉쇄, 반정부 시위에 대한 보도 금지 등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반정부 시위 참여 독려 및 개최 장소 홍보와 관련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차단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마모을루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의도가 아닌 '독립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거리의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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