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여야 달라져야…극단으로 갈라지면 불행 치달을 뿐”

조혜선 기자 2025. 3. 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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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으로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급한 일부터 추스려 나가겠다"며 "민관 합동으로 세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복귀 후 첫 일정으로 전국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한 권한대행은 복귀 직후 정부서울청사 1층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전국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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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복귀 직후 산불 점검…“통상전쟁서 국익 확보 최선”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위해 브리핑실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3.24. 서울=뉴시스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으로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극한으로 치닫는 정치권에는 “달라져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복귀 첫 일정으로 전국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대국민담화를 내고 “마지막 소임을 다하기 위해 저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숙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공모·방조했다는 사유 등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13일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탄핵이 소추됐다. 하지만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5인 기각, 1인 인용, 2인 각하)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고 있던 한 총리는 헌재의 기각 결정이 나온 뒤 곧장 출근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금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혁과 경제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남은 기간, 제가 내릴 모든 판단의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세대의 이익에 두겠다”며 “전 내각이 저와 함께 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당적 협력이 당연한 주요 국정 현안들을 안정감 있게, 동시에 속도감있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통합을 당부하며 정치권 등을 향해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원치 않고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길 원하셨다”며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 국면을 헤치고 다시 한번 위와 앞을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한 권한대행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첫 메시지로 “급한 일부터 추스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제가 앞장서서 통상과 산업 담당 국무위원과 민간과 같이 민관 합동으로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대응을 준비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좌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은 극렬히 대립하는 정치권에 대해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국민과 정치권, 국무위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3.2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 권한대행은 복귀 직후 전국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안보·치안 유지에 대해서도 긴급 지시를 내렸다. 산불진화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한 권한대행은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기관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실시해야 한다“며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에 대한 특별재난지역도 신속히 선포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현장 지휘관들에게 산불진화 인력의 안전관리 확보도 당부했다. 오후에는 산불 현장을 직접 찾아 이재민을 위로할 예정이다.

안보와 관련해선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흔들림 없이 지킬 수 있도록 전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장관에겐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 한·미 공조와 우방국 협조를 공고히 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과 경찰청장 직무대리에 “과격시위 등으로 인한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질서 유지에 각별히 유의하고, 이와 관련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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