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부친 모시며 성실히 일했는데…전문 인력 아닌데 무리하게 투입” [전국 동시다발 산불]

강승우 2025. 3.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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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 시작돼 올해 들어 처음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 산불을 끄기 위해 동원된 산불진화대원 3명과 경남 창녕군 공무원 1명이 숨졌다.

이곳에는 산청 산불 진화작업 도중 사망한 창녕군 소속 60대 산불진화대원 3명과 창녕군 공무원 강모(30대)씨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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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진화대원 등 유족 오열
진화작업 중 역풍에 고립 4명 참사
“전문 인력 아닌데 무리하게 투입”
숨진 공무원 유족 ‘진상조사’ 촉구
전공노 “이번 사고 중대재해 규정”
창녕군민체육관에 합동분향소

이달 21일 시작돼 올해 들어 처음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 산불을 끄기 위해 동원된 산불진화대원 3명과 경남 창녕군 공무원 1명이 숨졌다. 사흘째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탓에 동료들은 이들 희생자를 추모할 겨를도 없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산청군 산청장례식장에는 깊은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곳에는 산청 산불 진화작업 도중 사망한 창녕군 소속 60대 산불진화대원 3명과 창녕군 공무원 강모(30대)씨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돼 있었다. 순직 진화대원 공모(60)씨 동생 공경호씨는 형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공씨는 “우리 형님은 92세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던 효자였다. 부모님 잘 모시며 산불 예방 진화대원으로 성실히 일해 왔다”고 흐느꼈다.
22일 전날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뉴시스
순직 공무원 강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강씨 어머니는 “잠 안 자고 공부해서 공무원 되면 이런 일 하다가 죽어야 하나요. 우리 아들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산청 산불로 순직한 4명의 시신이 이날 오후 1시30분쯤 고향 창녕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다시 오열했다. 또 다른 진화대원 유족은 “동네에서 우리 첫째 형님을 다들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은 원래 상황실에 있었는데, 사람이 모자라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장남을 잃은 노모가 너무 힘들어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강씨 유족은 강씨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강씨 아버지는 “분명히 누군가한테 지시를 받고 (산에) 올라갔을 것인데, 지금 명확하게 나타나지도 않고, 책임자도 불분명한 상태”라며 “소방관도 아니고 전문 인력도 아닌데 어떻게 무리하게 투입됐는지 진상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도 산불 현장 지휘 본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공무원노조는 “대형 산불 진화작업은 헬기를 이용한 진화가 우선이고 공무원과 진화대원은 큰 불길이 잡힌 후에 방재 트럭으로 접근해 진화를 돕거나 잔불 정리 등에 투입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로 규정한다”며 “산불 현장을 총괄 지휘한 경남도의 안전조치 의무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해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경남경찰청은 강씨와 진화대원 3명에 대한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들의 장례는 창녕군 창녕서울병원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합동분향소는 창녕군민체육관에 설치되며, 조문은 24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산청=강승우·이예림·최경림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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