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즐거운 가족 모임, 윤석열 때문에 벌어진 일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지영 기자]
|
▲ 봄꽃 |
ⓒ 김지영 |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달달한 케이크로 축하의 순간을 함께했지만 즐거운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다. 거실 한쪽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네가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해?"
"그게 아니라고요!!!"
거칠게 울리는 어머님의 목소리에, 남편 역시 언성으로 맞받았다. 아버님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남편을 몰아세웠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의견 차이가 원인이었다.
정치적 이념이 다른 부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소파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봤다.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러 모였던 자리에서, 꽃 향기는 사라지고 집안은 냉랭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이스라엘의 정치적 교착 상태에서 배우다
최근 한국 사회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연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은 단순히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첨예한 의견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적 이념은 이제 거리에서뿐만 아니라 가족 식탁 위에서도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 사례를 이스라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네 차례의 총선을 치렀다. 당시 총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는 부패 혐의로 기소됐고, 정치 세력 간의 극심한 대립으로 인해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역사상 가장 긴 정치적 교착 상태를 겪었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스라엘 사회는 참담했다. 먼저, 경제적 손실이 컸다.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공공 서비스와 사회 기반 시설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이는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음으로 사회적 불안이 확산했다. 국민들은 정치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정부의 무능력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반복되는 정치적 혼란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줬고, 이는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외교 정책의 혼란도 발생했다. 불안정한 정부는 일관된 외교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미국과의 관계에서 혼란을 끼쳤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순히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제·사회·외교 등 국가의 모든 분야가 흔들렸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삶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단순히 정치권 내부의 갈등이 아니라,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며, 국민 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지연되는 탄핵 심판은 사회적 갈등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도 의견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사회적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속한 결론과 국가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
▲ 지난 15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보수 기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약 1만여 명이 모였다. |
ⓒ 조정훈 |
어머님은 남편이 "모른다"고 단정했기에, 남편의 말은 들을 가치조차 없다고 여겼다. 반대로 남편 역시 어머님의 주장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결국 서로가 상대를 "모른다"고 정의한 순간, 알아야 할 것도 없고 몰라야 할 것도 없게 됐다.
하지만 진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 사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없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진실에 갇힌 채, 끝없는 대립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냉랭한 분위기 속에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듯, 우리는 정치적 갈등을 극복하고 다시 따뜻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글은 단지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촉구하는 이야기다. 한국 사회가 하루빨리 안정과 화합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 권우성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