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향방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코스피 여전히 매력적"
올해 증시를 견인했던 방산주와 바이오주 투심이 훼손됐음에도 코스피는 2600선 중반에 올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이 우려요인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증시에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만큼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1일 전주대비 76.77포인트(2.99%) 오른 2643.13에 거래를 마쳤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혜를 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양호한 신용등급에도 3조6000억원 규모 역대급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고, HLB는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이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얻는데 실패하며 국내증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상승세로 마감했다.
국내증시를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지난 17일 개인투자자가 1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상황에서도 5948억원어치 순매수한 외국인은 △18일 5067억원 △19일 3156억원 △20일 5400억원 △21일 8477억원으로 한주동안 2조8048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 자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POSCO홀딩스, 현대차 등 그간 소외됐던 종목에 집중됐다.
다음달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이는만큼 우려요인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오는 4월2일은 미국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 매력도가 높은만큼 중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가야한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여전히 1배 미만인 0.92에 그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발언은 긍정적이었지만 관세우려, 지정학적 리스크는 재차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자금 흐름이 미국에서 아시아·유럽으로 다변화되고 있고 한국 시장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에서 국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가격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글로벌 경기는 예상범위 안에 있다"며 "달러화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돈을 풀기 시작하며 미국과 성장률 격차도 축소되며 미국 외 지역 자산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도 1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방산비중을 줄이고 반도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으로 발생한 노이즈가 방산업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 DS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고, 노무라증권은 목표주가를 97만원에서 88만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을 추천종목에서 편출하고 삼성전자, POSCO홀딩스를 신규 편입했다. 반도체 사이클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고 두 회사 모두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현대로템, 삼양식품 등은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단기 투자 유망종목으로 크래프톤,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제철, CJ 등을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실적이 반등하거나 주주가치제고 모멘텀을 갖추고 있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주요 일정으로는 오는 24일 대체거래소 거래종목이 110종목에서 240종목으로 확대된다. 헌법재판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유럽에서는 3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발표되고 중국에서는 전기차업체 BYD(비야디)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다.
오는 25일에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고 중국 보아오 포럼이 열린다. 보아오 포럼은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전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아시아 경제, 사회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오는 28일에는 미국 2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발표된다. PCE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지표 중 하나로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준다. 시장 전망치는 2.5%로 전월과 동일하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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