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에 있는 홀란 모습, 원치 않는다…“긴 겨울 끝내고 봄을 맞자” 노르웨이 28년 만에 월드컵 갈까
노르웨이는 지난 25년간 남자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도 유로2000이후 구경만 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를 앞세운 이 세대는, 단순히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실질적인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22일 원정경기로 열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첫 경기에서 몰도바를 5-0으로 대파했다. 홀란은 이날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A매치 통산 40경기에서 넣은 39골이다. 이번 예선에서는 스타 플레이어인 홀란과 외데고르를 앞세워 2026년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공동 개최되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노르웨이는 이번 예선에서 에스토니아, 이스라엘 등과 함께 I조에 속해 있으며, 조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리세 클라베네스 노르웨이축구협회장은 유로2024 개막전이 열린 독일 뮌헨에서 “이제는 갈 수 있는 전력이 있음에도 불참하게 됐다는 사실이 더 우울했다”고 털어놨다. 과거에는 실력 부족이 이유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노르웨이 대표팀은 지금이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홀란과 외데고르 외에도 오스카 밥(맨시티), 알렉산더 쇠를로트(비야레알), 율리안 뤼에르손(도르트문트), 안드레아스 셰엘데루프(벤피카)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일부에서는 ‘골든 제너레이션’이라는 표현도 쓴다. 클라베네스 회장은 “아직 이룬 게 없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990년대 노르웨이는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로젠보리의 유럽 무대 선전과 함께 에길 올센 감독의 피지컬 중심 전술, 데이터 기반 접근 등은 시대를 앞선 축구로 평가받았다. 한때 FIFA 랭킹이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전후 ‘롱볼 축구’에 대한 피로 때문에 스타일 변화를 시도했는데 그게 오히려 정체를 초래했다.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팅 방향이 스칸디나비아에서 프랑스·이탈리아로 바뀌며, 노르웨이는 유럽 주류 무대에서 멀어졌다.
현재 노르웨이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다. 클라베네스조차 “공격수는 쏟아지는데, 수비수는 사라졌다”고 인정한다. 브레데 행엘란드 등 과거 노르웨이 ‘수비 DNA’를 계승한 인물들과 함께, 수비 유망주 육성을 위한 전국적 프로젝트 ‘두그나드(공동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스타레 솔바켄 감독은 대표팀 구성원들에게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한다. 하나는 ‘경고’다. 위기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또 하나는 ‘고통’이다. 그는 “남미 팀들은 벽에 부딪혔을 때 오히려 즐긴다”며, 노르웨이도 그런 정신력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대표팀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평가전을 많이 잡아 FIFA 랭킹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썼다. 울레볼 스타디움은 한때 ‘요새’로 불리며 강팀들을 연파했지만, 이제는 그런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팬들은 팀의 정신력 문제를 지적하며 “기술보다 투지를 먼저 되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르웨이 축구 저술가 토마스 카를센은 디애슬레틱을 통해 “지금 세대는 그 무게를 느끼고 있다. 기대가 크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홀란드와 외데고르가 있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기회를 얻겠나”라며 “이번에도 실패하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서는 엄청난 상처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디애슬레틱은 “노르웨이 축구는 지금 긴 겨울의 끝자락에 서 있다”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홀란드가 또다시 해변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게 된다면, 그것은 축구계 전체의 손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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