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속 방위비 추가 부담까지… '풍전등화' 한국경제 [양정대의 전쟁(錢爭)외교 시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은 결국 무역 상대국들에 수출 대신 내수에서 활력을 찾으라는 요구다.
'환율전쟁'을 의식하는 관세-안보 연계 전략으로 동맹·우호국들은 추가적인 방위서비스 비용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최근 3, 4년간 순수출(수출-수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거의 0%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동맹국에까지 '안보우산'을 비용으로 청구하는 셈법을 갖고 있는 것도 우리의 부담을 키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수 침체 심각… 재정∙통화정책 한계
주력상품 위주 수출 구조 고착화에
“최근 10년간 新산업 개발 부재” 비판
트럼프는 방위비 대폭 인상 요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은 결국 무역 상대국들에 수출 대신 내수에서 활력을 찾으라는 요구다. ‘환율전쟁’을 의식하는 관세-안보 연계 전략으로 동맹·우호국들은 추가적인 방위서비스 비용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활력을 거의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내수 침체가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570만 명이던 자영업자는 계엄과 탄핵 등을 겪으며 올해 1월 550만 명으로 줄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20만 명이 폐업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0인 이상 기업 500곳을 조사한 결과 60.8%만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밝혔다. 2022년 이후 최저였다. 올해 들어서만 도산 위험에 빠진 건설사가 전국적으로 130곳에 달한다.
내수 진작을 위한 수단도 마땅치 않다. 재정의 경우 당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50%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한계가 뚜렷하다. 통화정책도 가계부채 및 환율과 연동돼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버블을 일으켰을 때처럼 미래소비를 당겨쓸 수는 있지만, 그 후과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사실 ‘트럼프 2기’의 출범과 무관하게 우리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부쩍 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최근 3, 4년간 순수출(수출-수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거의 0%였다”고 말했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력상품 위주의 수출 구조 고착화를 지적했다. 또 지난 10여 년간 신산업이 전혀 개발되지 못한 사실도 비판했다.
트럼프가 동맹국에까지 ‘안보우산’을 비용으로 청구하는 셈법을 갖고 있는 것도 우리의 부담을 키운다. 미국의 8번째 무역적자국이자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올해 우리 측 방위비분담금은 1조4,900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2기 출범 전 서둘러 2026∼2030년분에 합의했지만, 트럼프는 주한미군 조정 카드를 내밀며 대폭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정대 선임기자 torc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덕수 선고, 이재명 재판... 尹 탄핵 가를 초유의 '사법 슈퍼 위크' | 한국일보
- 누명 썼다는 살인범… 알고 보니 추가 살인이 있었다 | 한국일보
- '공개 열애' 이영자, 황동주 내조 시작 "영화 캐스팅 해달라" | 한국일보
- "왜 의대생만 특별대우?"··· '의대생 봐주기'에 뿔난 대학생들 | 한국일보
- 가짜뉴스 먹고 자라난 '중국 혐오 나무' | 한국일보
- [단독] 김건희 "V가 영장 걱정" 김성훈 "압수 체포 다 막겠다" | 한국일보
- 장신영, 친정 부모와 합가한 소회 "집에 온기 돌아" | 한국일보
- 환율전쟁 결과 어떻든 금·비트코인이 미래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이유 | 한국일보
- 소진 9~15년 늦춘 국민연금··· 20·30대 "아들·딸 세대에 그러고 싶나" 분노 | 한국일보
- 크리스마스 트리 구하러 나갔다 돌아오지 못한 일가족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