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연세·고려·경북의대…대규모 복귀냐 제적이냐 '갈림길'

한승희 기자 2025. 3. 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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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의과대학의 복학 신청 및 등록 기간이 오늘(21일)로 끝이 납니다.

학생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의대는 예고했던 등록시간을 연장하는 등 최대한 많은 학생을 복귀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미복귀로 인한 제적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습니다.

교육부와 각 대학에 따르면 고려대, 연세대, 경북대는 전국 40개 의대 중 가장 먼저 이날 복학 신청 및 등록을 마칩니다.

고려대는 오늘 오후 4시 등록금 납부 신청을 마감하기로 했다가 오후 11시 59분으로 연장했고, 연세대와 경북대도 같은 시간까지 전산을 열어두기로 했습니다.

복귀 규모에 대해선 대학과 정부 모두 비공개 방침을 세웠습니다.

복귀자가 많든 적든 다른 대학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복귀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첫 시험대에 오른 이들 세 대학 학생의 복귀 상황이 내주에도 줄줄이 시한이 예고된 다른 의대 학생들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 대학은 전국 40개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현황을 공유하고, 교육부는 이달 말 전체 규모를 취합할 예정입니다.

KAMC는 "21일 (등록)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어제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학생대표 공동성명을 통해 복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만큼 복귀자가 교육부와 대학이 전제한 '전원' 수준에는 상당히 못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내 의대생 '전원'이 돌아올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천58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원이 100%의 개념은 아니고 수업이 가능한 수준이란 것"이라며 "학생들이 돌아온다면 80∼90%가 될 것이니 그 수준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계에선 오늘 학생과 정부·대학 등을 향한 엇갈린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KAMC는 '전국 의과대학 학생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서신을 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천58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학생들에게 복귀를 재차 호소했습니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도 비상대책위원회 명의 성명에서 "선배가 후배를 보호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다음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면서도 "지금 가장 피해를 본 이는 의대생이다. 비록 미완의 단계라 할지라도 학업의 전당으로 복귀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습니다.

반면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휴학·복학 등은 당사자인 학생 개인의 일로, 신청과 승인 여부 등 그 어떤 것도 외부 압박으로 강행돼선 안 된다"며 대학의 '의대생 휴학계 즉시 반려'를 "비교육적 처사"라고 꼬집었습니다.

정부는 미복귀 의대생은 학칙대로 엄정하게 처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대생과 관련해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대학별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다수 대학의 학칙상 미복귀자는 '미등록 제적'될 가능성이 큽니다.

등록과 복학 신청을 했더라도 수업을 거부한다면 출석일수 부족에 따른 유급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연세대는 미등록 학생들에게 24일 제적예정통보서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급·제적 처분이 현실화한다면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의대협은 어제 성명에서 휴학으로 인해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경우 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고려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학생들의 복귀를 호소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제적될 경우 교정에 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일부 대학은 아직 제적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임영석 울산대 의대 학장은 오늘 아산의학관 개관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학생들에게 제적이라는 압박 카드를 쓸 생각은 없다"며 "학사 행정 시스템으로도 제적이 가능하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승희 기자 rub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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