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공의들 "의대생 비판 교수 4人, 젊은 의사 악마화 촉발"

의대 학장들 "상당수 의대생들 복귀중"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앞에 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비판한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에 대해 젊은 의사들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의대 학장들은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유급·제적될 시 교정에 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강희경, 오주환, 하은진, 한세원 네 분의 교수님께서 제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강희경 등 4명의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대안 없이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면허 하나로 대접 받으려는 모습에 대해 '오만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애 대해 전공의들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정당한 항의를 이기심으로 매도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1년 넘는 기간 동안 희생한 젊은 의사들의 노력을 철저히 폄훼했다”며 “우리는 단 한번도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제대로 수련받고 환자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수련 환경을 요구했다”며 “정당한 의료 행위를 했음에도 단지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소송 당할까 두려워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환자를 살리는 과를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요구와 노력이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일부 극단적인 행동을 전체 전공의와 의대생의 모습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은 “많은 언론에서 해당 서신(의대 교수 4인의 서신)을 연일 보도하며 젊은 의사 전체에 대한 악마화에 일조하고 있다”며 “교수님들께서 결국 이를 촉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수 4명의 의견은 서울대병원 전체 교수들의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중요한 기점마다 저희의 간곡한 만류에도 교수님들의 돌발적인 행동이 반복됐다”며 “3기 교수 비대위 활동을 종료한 현시점에서 교수님 네 분의 의견을 더 이상 서울대병원 전체 교수님들의 뜻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서신을 통해 상당수 학생들이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KAMC는 "21일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며 "복귀생은 철저히 보호할 것이니 안심해도 되며 등록을 주저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미루지 말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등록을 마감하는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학생들의 휴학이 승인되지 않아 유급·제적된다면 교수들도 교정에 교육자로 설 수 없다고 선언했다. 비대위는 “본인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휴학을 승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 정권이 독재정권, 파쇼임을 공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는 “학업의 전당으로 복귀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