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로, 올해 한국 성장률 1.9→1.6% 하향···“미국 관세·계엄 리스크”
감세·기업실적 둔화로 인한 재정적자도 거론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암로)가 21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암로는 한국 경제 하방 요인으로 ‘미국 관세’와 ‘12·3 비상계엄’을 명시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떨어진 1.9%로 예측했다.
암로는 이날 발표한 ‘2024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향후 미국 관세의 영향을 고려해 1.6%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6일 보고서에서 내놓은 전망치인 1.9%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암로는 아세안+3(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의 경제동향을 분석·점검하고 회원국의 경제·금융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보다 낮고,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각각 1.5%)보다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1.6%)과 같다.
암로는 미국 관세의 가파른 인상으로 한국 수출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내수는 통화정책 완화와 제조업 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수출은 반도체 사이클 둔화 및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둔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도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암로는 “2024년 12월 계엄령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위축할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들이 관망 태도를 취하는 등 추가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선 12·3 계엄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이번에 추가한 것이다.
한국 물가상승률은 국내 식료품 가격 안정화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둔화 등에 따라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낮은 1.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방 위험으로는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갈등 심화, 이상기후 등에 따른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 유류세와 전기요금 조정 등을 언급했다.
감세 정책과 기업실적 둔화로 인한 재정적자 문제도 거론했다. 암로는 “재정적자는 법인세 등의 세수 감소에 따라 확대됐다”며 “재정지출 증가율은 예상보다 낮았는데, 이는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의 축소에 크게 기인한다”고 짚었다. 정부가 지난해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교육청에 내려보내야 할 법정 지방교부금·교부세를 임의 삭감한 조치를 거론한 것이다.
암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 건전성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에 타당성이 없는 PF 사업을 적극적으로 청산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에는 비은행 금융업계에 대한 위험관리와 신용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거시경제정책은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라고 제안했다.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 회복을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은 지속적으로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또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암로 미션단이 한국을 방문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과 한 연례협의를 토대로 작성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171900001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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