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외모보다 더 화려한 배구 인생을 보냈던 문성민, 코트와의 이별 순간까지도 ‘TEAM FIRST’였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흔히 ‘남자는 머리빨’이라고 하지만, 이 남자는 머리 스타일도 타지 않는다. 빡빡이 삭발을 해도, 투블럭컷을 해도, 머리를 길러 뒤로 넘겨도 한결 같았다.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화려한 배구인생을 보냈던 현대캐피탈의 영원한 에이스이자 캡틴 문성민(39) 얘기다.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19-18로 한 점 앞선 상황에서 문성민이 코트를 밟았다. 곧바로 그에게 공격 기회가 왔다. 세터 황승빈이 문성민에게 백토스를 올렸고, 문성민은 벼락같이 달려들어 상대 코트를 강타했다. 21-19에서도 또 한번 퀵오픈을 성공시켰다. 첫 득점은 크로스 코스로, 두 번째 득점은 스트레이트 코스로. 이 득점이 문성민이 현역에서 기록한 마지막 득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문성민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 OK저축은행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면서도 연신 눈물을 훔쳤고, 이를 지켜보던 천안 유관순체육관의 팬들도 함께 울었다. 그렇게 한국배구와 현대캐피탈을 대표하는 거포 문성민의 현역 시절은 끝이 났다.
경기 뒤 2700명의 천안 홈팬들은 유관순 체육관에 남아 문성민의 은퇴식을 함께 했다. 문성민에 대한 감사 영상 ‘Thank you mooni’를 시작으로 핸드프린팅 기념식과 영구결번식 그리고 은퇴사 순으로 진행됐다. 은퇴식 현장에는 문성민이 현대캐피탈에 입단했을 때인 2010~2011시즌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호철 감독(IBK기업은행)과 팀 선후배 사이에서 감독과 제자의 연까지 이어가며 현대캐피탈의 제2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최태웅 전 현대캐피탈 감독(SBS스포츠 해설위원), 여오현 IBK기업은행 수석코치를 비롯해 경기대 3인방으로 함께 했던 신영석(한국전력), 황동일, 박철우(KBSN해설위원), 곽승석(대한항공), 서재덕(한국전력) 노재욱(삼성화재) 등도 함께 했다.
경기대 재학 중이던 2008년 독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다 2010~2011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문성민은 이번 시즌까지 15시즌째 현대캐피탈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이었다.
빠른 발과 가공할 만한 점프력을 앞세운 타점으로 현대캐피탈을 넘어 V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했다. 최태웅 감독이 선수에서 사령탑으로 직행한 첫 시즌인 2015~2016시즌엔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후반기 18연승을 합작하며 그해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2016~2017시즌엔 정규리그 2위에 그쳤음에도 MVP 2연패와 더불어 챔프전 우승으로 챔프전 MVP까지 독식했다. 문성민의 배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제 문성민은 정든 코트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배구를 떠나지는 않은 계획이다. 그는 “일단 구단이랑 먼저 얘기해 보고 싶다. 시즌 끝나고 제대로 얘기할 거고, 배구 관련된 일이라면 일단 다 열어 두고 생각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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